그린재킷 주인공? 그린에게 물어봐!

입력 2010-04-07 16: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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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무대’ 마스터스가 8일(이하 한국시간) 밤부터 나흘간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7432야드)에서 펼쳐진다.

올해로 74회를 맞이한 마스터스는 출전 조건이 까다롭다.

역대 우승자, 지난 5년간 메이저대회 우승자, US아마추어선수권대회와 US아마추어챔피언십 우승자, 세계랭킹 50위 이내 등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때문에 올해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선수는 98명뿐이다.

이처럼 출전 자체도 어렵지만 오거스타 코스를 정복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더더욱 힘들다. 아멘코너 중 하나인 12번홀은 티잉 그라운드에서 페어웨이의 가장 낮은 부분의 고저차는 최대 53.3m(나이아가라폭포 53.6m)나 될 만큼 심한 변화에 적응해야 하고, 사방에서 부는 악몽 같은 바람을 견뎌야 하며, 마지막으로 빠르고 경사가 심한 그린을 정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잔디 품종 자체가 쉬운 공략을 거부한다.

오거스타의 그린은 1981년 버뮤다 그라스에서 벤트그라스로 잔디를 교체했다. 선수들이 버뮤다 그라스에서 플레이한 마지막 10년 동안의 우승 스코어는 10언더파 정도였지만 벤트그라스로 바뀐 이후에는 언더파 스코어를 치면 우승권에 근접할 정도로 어려워졌다.

그린 빠르기에 적응하는 것과 브레이크를 읽는 것도 무척 까다롭다.

마스터스는 유리알 그린이라 불릴 정도로 그린의 속도가 빠르다. 대회 중 공식적으로 그린 스피드에 대해서 언급하지는 않지만 스팀프미터로 측정한 그린 빠르기는 12.5피트 정도일 것이라는 것이 선수들의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평평한 곳에서 퍼트를 할 기회가 거의 없다는데 있다. 그린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어프로치를 원하는 지점에 떨어뜨리지 못하면 한 홀에서 거의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는 곳이 바로 오거스타다.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대니 리(20)는 10번홀(파4) 그린 위에서 고전하다 이 홀에서만 무려 5타를 잃고 무너지며 컷 탈락한 바 있다.

넓은 그린도 선수들에게는 까다롭게 느껴진다. 오거스타 골프장의 그린 크기는 평균 571.3㎡다. 테니스 코트를 2개 합친 크기인 527.1㎡보다 넓고 6월 US오픈이 열리는 페블비치 링크스 골프장의 325.2㎡보다는 1.5배다.

그린이 크면 페어웨이에서 쉽게 공략할 수는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오거스타 골프장처럼 그린의 속도가 빠르고 경사가 심한 곳에서는 거리 조절이 쉽지 않다.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최경주는 “이번 대회는 드라이버 샷은 큰 문제가 안 되며, 아이언과 퍼터 싸움이 될 것”이라며 빠른 그린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

마스터스의 우승자는 신만이 알 수 있다고 했다.

아멘 코너(11~13번홀)와 함께 악명 높기로 유명한 오거스타의 유리알 그린이 올해는 누구를 우승자로 점찍었는지 궁금하다.


스팀프미터란?

미국 아마추어 골퍼 에드워드 S.스팀슨에 의해 개발된 기구다. 그린의 일관된 스피드를 측정하기 위한 장치다. 알루미늄 막대로 되어 있으며 길이가 91cm, 폭은 4.45cm로 V자 홈이 패여 있다.

스팀프미터를 20도 각도로 유지하고 평평한 그린 위에서 6개의 볼(양쪽 방향으로 3개씩)을 굴려 측정한 평균값이 그린의 빠르기가 된다. 굴러간 거리가 평균 10피트였다면 빠르기는 10으로 표시한다. 일반적인 투어의 그린스피드는 10피트 전후이며, 마스터스와 같은 메이저대회는 13피트 전후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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