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 열린스포츠] 연고 우선지명제 부활을 생각할 때

입력 2010-04-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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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연고 우선지명은 프로야구 초창기 고교야구의 열풍을 프로야구로 그대로 옮겨오자는 취지 및 지역 프랜차이즈 선수를 통해 연고지 정착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그러나 지역내 유망주가 부족한 구단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여 작년부터 한국프로야구는 신인 1차 연고지명을 폐지하고 전면 드래프트를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그 부작용이 심각하다는데 있다.

전면 드래프트는 분명히 일리가 있는 제도다. 전력 평준화라는 거시적인 명분이 있다. 한화와 삼성 같은 구단은 연고 지역의 고교야구팀 숫자나 그동안의 전력열세로 일정 부분 손해를 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드러나고 있는 부작용을 이대로 방치했다간 프로야구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가장 큰 부작용은 역시 우수자원의 해외진출이다. 작년의 경우 8명의 선수가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했다. 계약금도 대부분 50만 달러 미만이라, 에이전트 수수료와 세금을 제외하면 실익은 거의 없다. 또한 지난 수년간 고교졸업생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한 선수 중에서 경기력이 향상된 선수도 거의 없다. 야구산업과 관련된 시스템은 메이저리그가 우수할지 모르지만, ‘선수 만들기’는 국내구단이 메이저리그에 뒤지지 않는다.

올 시즌만 하더라도 벌써 20명이 넘는 고교 유망주에 대한 신분 조회가 들어왔다. 현행 규정으로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국내 고교유망주를 ‘입도선매’하더라도 제지할 수단이 없다. 국내 구단의 유망주 젖줄이 말라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 구단의 이해관계 때문에 전면드래프트를 고집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또한 전면드래프트 실시이후 프로구단의 고교야구 지원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팜을 키우는 것은 프로구단의 의무다.

한국프로야구는 누가 뭐래도 ‘지역색’을 긍정적으로 발전시켜 정착했다. 각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보라. 거의 대부분이 연고구단의 지역 고교출신이다. 물론 전면드래프트를 실시한지 1년밖에 되지 않았기에, 제도개선의 전격수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대의적 관점에서 보면 연고 우선지명제도를 부활해야 한다. KBO는 조속한 시간 내에 이사회를 소집하여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야한다. 현재 구단의 이해관계가 4대4로 팽팽히 맞서고 있긴 하지만, 총재가 캐스팅보트를 쥐고 결정하면 가능하다. 열악한 국내 자원을 고려할 때 ‘준척’만으로는 리그수준의 향상이 요원하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스포츠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있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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