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월드컵 21. 2006년 골 집중분석]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 인저리타임은 골타임!

입력 2010-06-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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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표팀의 베테랑 골키퍼 이운재. 축구의 운명은 골에서 갈리기 때문에 골키퍼들이 느끼는 부담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스포츠동아DB

전·후반 인저리타임 13득점 골잔치

조별리그선 후반 막판 15분간 37골

세트피스도 46득점 전체골 31%%나축구는 ‘골’을 넣는 스포츠다.

미드필드 진영에서부터 아무리 환상적인 패스 플레이를 해도, 수비수 2∼3명을 눈 깜짝할 사이에 제쳐 버리는 멋진 개인기를 발휘해도 볼이 최종적으로 상대 골라인을 통과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월드컵이 4년에 한 번씩 지구촌을 들썩이게 만들 수 있는 것도 결국 ‘골’의 힘이다. 그렇다면 ‘꿈의 무대’ 월드컵에서 골은 언제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만들어질까. 최근 벌어진 두 차례 월드컵을 통해 알아보자.


○독일월드컵 경기 당 2.43골

2006독일월드컵 조별 라운드 48경기에서 모두 117골이 나왔다. 경기 당 2.43골로 2002한일월드컵(조별리그 48경기 130골·경기 당 2.7골)에 비해 크게 줄었다.

독일월드컵 때는 수비 축구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당시 대회 직후 국제축구연맹(FIFA) 테크니컬스터디그룹(TSG)의 분석에 따르면 포백 수비,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와 원 스트라이커 배치 등이 주를 이뤘다.

이는 모두 공격의 비중을 줄이고 미드필드와 수비진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전술이다.

독일월드컵 16강 토너먼트 8경기에서는 15골이 터져 4년 전 한일월드컵보다 2골이 줄었다. 8강전 4경기는 6골로 전 대회보다 1골이 늘었다. 4강전과 결승전, 3,4위전을 합친 4경기는 각각 9골로 두 대회 득점수가 같았다.

종합해보면 독일월드컵에서는 모두 64경기에서 147골이 나왔다. 같은 수의 경기를 치른 2002한일월드컵은 조별리그, 토너먼트 합쳐 161골이었다.


○후반 31분 이후 최다득점

‘끝나기 전 5분을 조심하라.’

축구계의 오랜 격언이다. 막판 집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독일월드컵에서 이 격언은 여지없이 들어맞았다. 조별라운드 117골 가운데 37골이 후반 31분부터 45분 사이에 터졌다. 비율로 따지면 31%%가 넘는다.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6골까지 합치면 무려 36%% 이상이다. 토너먼트에서도 마찬가지. 30골 가운데 30%%인 9골이 후반 31분 이후에 나왔다. 독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득점이 두 번째로 많이 나온 시간대는 전반 16∼30분(21골), 전반 31∼45분(20골)이었다. 후반 16∼30분은 10골이 터진 최소 득점 시간대였다.

2002한일월드컵은 독일대회에 비해 득점 시간대가 비교적 고르게 분포됐다. 조별리그 130골 중 후반 1∼15분과 후반 16∼30분에 나온 골이 각각 26골로 가장 많았고 후반 30∼45분(25골)이 뒤를 이었다.

눈여겨 볼만한 점은 한일월드컵에 비해 독일월드컵 때 추가시간 득점이 상당히 많아졌다는 것이다. 한일월드컵 때는 조별리그에서 전·후반을 통틀어 추가시간 득점이 아예 없었다. 그러나 4년 후 독일대회 조별리그에서는 전반 추가시간에 2골, 후반 추가시간에 6골이 나왔다.

16강부터 결승까지 토너먼트에서도 한일대회 때는 추가시간 득점이 2골에 불과했지만 독일대회 때는 5골로 늘었다.


○세트피스 득점 30%%

현대축구에서 가장 효율적인 득점 루트 중 하나는 세트피스다.

독일월드컵 전체 147골 가운데 31%%인 46골이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2002한일월드컵 때는 161골 가운데 45골이 세트피스 득점이었다. 여기서 세트피스란 말의 뜻에는 좌우 코너킥, 프리킥은 물론 스로인과 페널티킥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이 중에서도 코너킥에 의한 득점이 12골로 가장 많았다. 왼쪽 코너킥이 5골, 오른쪽이 7골로 방향에 큰 차이는 없었다.

축구 팬들은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무회전 킥이나 이번 남아공월드컵에는 출전하지 못하는 잉글랜드 데이비드 베컴의 정교한 오른발 프리킥에 특히 열광한다. 그러나 프리킥이 직접 골로 연결된 건 46골 가운데 6골로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나마도 조별리그에서 5골, 16강에서 1골이 나왔고 8강부터 결승전을 치르는 동안에는 아예 없었다.

세트피스를 제외한 오픈 플레이에서 터진 101골 가운데는 역시 좌우 윙 플레이에 의한 득점이 20골로 가장 많았다. 세트피스 코너킥 득점 때 좌우 비율 차이가 거의 없었던 데 비해 윙 플레이 득점은 오른쪽이 16골로 왼쪽(4골)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음으로 수비에서 한 번에 넘어오는 패스에 의한 득점(18골), 콤비네이션 플레이에 의한 득점(16골) 등의 순이었다.


○개인기에 의한 득점 적지 않아

역대 월드컵 최고의 골 중 하나로 86멕시코월드컵 때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가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60여 미터를 드리블하며 상대수비 6명을 제치고 넣은 장면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압박이 점점 심해지고 조직력이 중요시면서 강한 수비를 우선시하는 현대 축구에서는 당시처럼 오로지 개인 능력만으로 넣는 골을 쉽게 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의외다. 통계를 살펴보면 개인기에 의한 득점 비율이 결코 낮지 않다.

오픈 플레이 101골 중 16골이 개인기에 의한 득점이었다.

아무리 다양한 전략, 전술이 등장해도 축구에서 역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개인 능력이라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

루스텐버그(남아공)|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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