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기 모두 8회 이후 승부 결정나
5차전은 연장 11회까지 가는 혈투
크레이지(Crazy)는 ‘제정신이 아닌’, ‘정상이 아닌’, ‘말도 안되는’의 뜻을 지니고 있다. 이번 플레이오프(PO)를 보지 않은 이에게 “이런 시리즈가 있었다”고 한다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5차전은 연장 11회까지 가는 혈투
두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을 수 없는데, 보지 않은 사람이 믿을 수 있을까. 한마디로 ‘미친 시리즈’였다. 미치지 않고서야 이럴 수가 없다. 최종 5차전까지 매 경기 끝날 때까지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건 야구가 아니라 차라리 감동의 대하드라마였다. 선수들은 “미칠 지경”이라고 했고, 팬들은 미쳐버렸다.
○“더 이상의 야구는 없다”
그동안 가을잔치에서 수많은 명승부가 연출됐지만 이번 PO는 최고의 명승부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다. 역대 PO 중 5차전까지 모든 경기가 1점차 승부로 끝난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 게다가 5경기 모두 엎치락뒤치락한 끝에 8회 이후에 승부가 결정났다. ‘끝났다’고 여긴 경기도 거짓말 같이 뒤집어졌다.
양팀은 하루하루 내일이 없는 혈전을 펼쳤다. 그야말로 백병전. 두산은 5경기 동안 무려 35명(경기당 7명)의 투수가 출동하는 인해전술을 펼쳤다. 특히 고창성은 준PO부터 PO까지 10경기 모두 등판해 투혼을 발휘했다. 삼성 역시 30명(경기당 6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총력전. 2010년 플레이오프는 ‘야구란 무엇인가’를 보여준 ‘미친 시리즈’였다. 마치 ‘더 이상의 야구는 없다’고 말하는 것처럼.대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