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유망주는 해외유출…대학은 반발 과연 누구를 위한 드래프트인가?

입력 2010-11-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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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신인 드래프트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9일 열린 드래프트 행사 때 대학 축구 감독들이 ‘드래프트 폐지’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9일 2011시즌 K리그 신인 드래프트가 벌어진 홍은동 그랜드 힐튼 호텔에 50여 명의 전국 대학 감독들이 드래프트 폐지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의 발단은 유망주들의 잇따른 자퇴였다. 현행 규정상 대학 재학생 가운데 드래프트를 위해선 대학 측의 이적동의서를 받거나 자퇴를 해야 한다.

올해 지원자 499명 중 대학 자퇴 선수는 13명이다. 이 중 8명만이 이적동의서를 발급받았다. 선수 유출을 막기 위해 대학 측은 반발했다.

이적동의서 발급은 작년 중앙대를 1년 만에 중퇴하고 경남FC에 입단한 국가대표 윤빛가람 사태를 계기로 촉발됐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학의 이적동의서가 없으면 드래프트 신청이 불가하다는 공문을 7월 프로축구연맹에 보냈다. 그런데 프로연맹은 11월 이사회를 거쳐 드래프트 신청 기간을 연기하며 이적동의서 없이 자퇴 확인서만으로 참가 신청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적동의서가 없으면 내년 시즌 출전 등록을 할 수 없다.

결국 또 다른 마찰의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연맹은 무시하고 했다.

대학 감독들은 “많은 학교에서 저학년들의 중퇴와 드래프트 참가로 전력이 계속 약화되고 있다”고 푸념한다. “유망주는 해외로 나갔고, 저학년의 이탈로 대학 축구가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고 이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K리그 몇몇 구단들도 드래프트에 반대한다.

“선수단 몸값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 예산의 70%를 넘는 현실에서 드래프트를 해야 한다”는 일부 찬성의 목소리도 있지만 대개는 “구단-선수 입장에서 서로가 원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반대의사도 내비친다.

몇몇 돈 없는 구단들의 모의로 2006년부터 부활된 드래프트 제도가 지니고 있는 문제점은 누구나 예상했다. 자유계약을 기본으로 하는 세계 축구시장에서 한국만이 로컬룰로 축구선수의 직업선택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

현재처럼 유망주들과 스타들이 해외로 빠져 나가는 한 이러한 악순환은 계속 될 수밖에 없다. 대학 감독들의 시위도 따지고 보면 선수들의 이적 결정에 자신들이 참여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달라는 얘기다.

과연 모두가 만족하는 프로축구 신인지명의 묘안은 없는 것일까.

프로연맹은 “내셔널리그와 승강제 실시를 목표한 2013시즌부터 드래프트가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하지만 승강제 논의는 오래 전부터 떠들어대던 메뉴일 뿐 현실적으로 실행은 불가능하다는 시선도 많다.

결국 현재로선 뚜렷한 방침이 없다는 의미다. 내년에도 똑같은 사태 재연은 불을 보듯 뻔하다. 참으로 답답한 우리 프로축구다.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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