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박주영 ‘황금 투톱’ 대발견

입력 2010-11-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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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원(좌)/ 박주영(우) [스포츠동아 DB]

지동원 요르단전서 발군의 발재간·볼키핑 뽐내
후반전 30분간 박주영과 첫 투톱 호흡까지 완벽
전문가들 “박주영 받쳐줄 최적 카드” 한목소리
박주영(25·AS모나코)-지동원(19·전남 드래곤즈) 투 톱 카드가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들은 10일(한국시간) 요르단과의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후반 약 30분 간 투 톱으로 호흡을 맞췄다.

지동원이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뛰었고 박주영은 후반 17분 투입됐다.

둘 다 득점은 없었지만 결과는 합격점이었다.

박주영-지동원 투 톱이 가동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주영이 월드컵 2회 출전에 A매치 48경기 15골의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반면 지동원은 8월 나이지리아전을 앞두고 대표팀에 처음 발탁됐지만 아직 A매치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그러나 지동원은 ‘풋내기’ 티를 전혀 내지 않았다. 박주영 못지않은 극찬을 들었다. 지동원의 맹활약은 아시안게임대표팀 뿐 아니라 향후 A대표팀까지 고려했을 때도 분명 호재다.


○지동원의 재발견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경기다. 특성상 득점 확률이 가장 높은 공격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반대로 골을 넣지 못한 공격수는 그만큼 부담이 크다. 공헌도 높은 미드필더나 수비수가 득점을 하지 않고 주목을 받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골이 없는 공격수가 칭찬을 듣는 일은 그래서 드물다. 그런 측면에서 요르단전 뒤의 반응은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4-0 완승의 일등 공신으로 주저 없이 ‘골 넣지 못한 공격수’ 지동원을 꼽았다. 공격포인트 하나 없이 팀의 선제골과 세 번째 골에 간접적으로 관여했을 뿐인데 모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지동원은 186cm의 큰 키에도 볼 키핑이 뛰어나고 유려한 발재간을 갖고 있다는 게 큰 강점이다. 특히 최근 2∼3개월 사이 크게 발전한 게 눈에 띈다. 대표팀 조광래 감독이 “지동원이 저런 선수였나. 지금 당장 대표팀에 데려다놔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며 놀라움을 나타냈을 정도다.


○성인대표팀도 반색

지동원의 맹활약이 누구보다 반가운 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홍명보 감독이다.

그러나 조광래 감독도 슬쩍 미소를 짓고 있다.

대표팀은 박주영의 뒤를 이을 젊은 대형 공격수의 부재에 목말라하고 있었다. 박주영과 투 톱으로 호흡을 맞출 수 있을 정도의 기량을 가진 공격수가 없는 것도 늘 고민이었다.

지동원은 이 두 가지 고민을 한꺼번에 날려버렸다.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전반에 원 톱으로 수준급 기량을 보인데 이어 후반 박주영이 교체로 들어온 뒤에도 그 위력을 잃지 않았다.

이영진(대구FC 감독)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박주영의 움직임을 받쳐줄 만한 공격수가 아시안게임대표팀에 누가 있을까 궁금했는데 지동원이 적격 이었다”고 평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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