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 열린 스포츠] 한국야구, 세계시장에 눈돌려라

입력 2011-01-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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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에서 2011년은 30번째 시즌이다.

프로야구 30년, 이제 새로운 전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KBO는 최근 9구단 창단합의를 이끌어내는 등 리그확장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야구팬들도 외형적 성장을 위한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필자는 국내 프로야구 구단의 해외진출도 고려해볼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닌텐도는 1992년 첫 미국메이저리그 팀을 인수한 일본기업이었다. 이 회사는 시애틀 매리너스를 인수한 뒤 이치로와 사사키 등 일본선수를 영입해 메이저리그 구단 중 가장 일본색이 짙게 운영했다.

물론 메이저리그 구단은 비용이 만만치 않다. 1992년 당시 닌텐도의 야마구치 히로시 회장은 시애틀 매리너스를 인수할 때 1억600만 달러의 76%에 달하는 7500만 달러의 비용을 댔다. 국내 구단이나 기업이 메이저리그 구단을 인수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운영경험 등을 고려해보면 마이너리그 트리플 A 정도를 인수해서 경험을 축적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미국의 마이너리그 구단은 가격이 저렴하다. 트리플 A 정도 되는 구단은 보통 1000만∼2000만 달러 정도이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트리플 A 구단은 주로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 많다. 개인에게 100∼200억원은 큰돈이지만 국내기업에게 이 정도 금액은 큰 액수가 아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 A 구단운영의 가장 큰 장점은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수연봉을 메이저리그를 소유한 구단이 주기 때문에 구장 임대료를 내고 운영만 하면 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트리플 A구단은 흑자다. 단지 개인이 인수할 때 은행융자에 따른 금융비용 이상의 수익을 거두지 못하는 경우는 발생하지만 기업이 인수할 경우에는 이러한 위험요소도 없는 편이다.

예를 들어 삼성이나 LG 같은 전자회사는 미국의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트리플 A팀이 적당하다. 일단 라스베이거스는 매년 세계최대의 전자쇼 등 관련 전시회가 자주 개최된다.

이러한 장소에는 국내대기업의 오너들도 자주 참석하는데 그곳에 자기 구단이 있다면 여러 가지로 유리한 점이 많다.

일단 구장의 네이밍부터 자기회사 이름 부착이 가능하고, 구장전체를 회사 홍보용으로 구축할 수 있다.

미국 스포츠마케팅의 새로운 시도는 거의 마이너리그 구단에서 창안되고 보급된다. 이러한 곳에 직원을 파견하여 업무노하우를 축적할 수도 있고, 굳이 용병수입을 위해 미국전역을 돌아다닐 필요 없이 자기구장에 오는 원정팀 선수를 앉아서 체크할 수도 있다.

국내 구단들도 좁은 국내시장에만 안주할 것이 아니라 이제 눈을 바깥으로 돌릴 때가 되었다.

전용배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스포츠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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