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양준혁 SNS 소통법] “양신 아닌 동네 형으로 ‘팬과의 벽’ 허물었다”

입력 2011-03-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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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스타에서 지상파 방송 해설위원으로, 이제는 예능 프로그램 ‘섭렵’에까지 나선 양준혁. 트위터를 통해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고 있는 그는 ‘소통의 시대’가 “공감의 시대”로 향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20일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 CF 촬영현장인 경기도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양준혁이 아이패드를 통해 팬들을 만나고 있다.

트윗질 7개월…시시콜콜 일상 공유
실시간 소통 ‘트위터 해설’도 기획
“SNS는 공감시대 가는 중요한 루트”
한때 팬들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앞으로 나서지 못하고 왠지 뒤로 숨기만 했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 그러다 우연치 않게 시작한 트위터. 하루 이틀 지나자 자신도 모르게 묘한 매력과 재미에 빠져들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팬들과 멘션을 주고받으며 ‘아, 이게 바로 소통이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 됐다.

‘한국 프로야구 기록의 사나이’ 양준혁(42).

그는 SNS를 통해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대표적인 스타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를 자신의 인기 유지 수단으로 여기는 일부 유명인과 달리 그는 진정한 소통의 수단으로 트위터를 접하고 있다.

지난해 현역에서 은퇴해 올해 SBS 야구해설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그는 KBS 2TV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도 고정 출연키로 하는 등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팔로어수가 5만명에 이르는 ‘파워 트위터리안’ 양준혁(@slion10)에게 왜 트위터에 흠뻑 빠져 사는지, 도대체 소통이란 무엇인지 물었다.

지난 20일 야구 시뮬레이션게임 ‘프로야구 매니저’ CF 촬영현장에서 만난 양준혁 해설위원은 바쁜 와중에서도 짬을 내 스마트폰을 통해 타임라인을 훑어보며 ‘트친(트위터 친구)’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촬영 모습을 담은 사진을 직접 올리며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트위터에 대해 “팬들이 나를 인정해주고, 내가 팬들을 인정해주는, 내가 팬들의 팬이 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도구”라고 정의했다. “할아버지와 손자처럼 어색할 수 있는 사이를 부부처럼 가깝게 해줬다”며 “누구든 친구가 될 수 있도록 세상의 벽을 허물었다”고도 했다.

“언제부터인가 흔히 스타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팬들의 사랑을 받기만 했지, 이를 되돌려줄 줄 모르는 것 같다”는 그는 “야구 후배들 중에서도 SNS를 통해 더욱 많은 선수들이 팬들과 함께 호흡하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웃집 형으로 봐준다면 그게 나의 기쁨

그가 타임라인에 등장하면, 수많은 그의 팔로어들은 기다렸다는 듯 질문도 하고, 때론 시시콜콜한 일상도 공유한다. 그도 마찬가지다. 때론 고민도 호소하고, 답을 구하기도 한다. 평소 멀게만 느껴졌던 팬과 스타의 거리, 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그도 옆동네에 사는 ‘오빠이자 형’이 된다. 가끔 털털한 성격의 ‘귀여운 동생’이 되기도 한다.

“팬들이 나를 ‘양신’이라 불러주셔서 고맙고 좋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바로 ‘이웃집 오빠, 형’ 같은 모습이다. 스포츠 스타라고 해서, 연예인이라고 해서 격이 높은 또 다른 세상의 사람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하는 그는 “나는 내 팔로어들과 얘기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또 느낀다”고 했다.


○소통의 시대는 공감의 시대로 연결될 것

지난해 8월 트위터를 시작한 그는 가끔 ‘트위터 번개’를 통해 온라인에서 맺은 인연을 오프라인 만남으로 이어가기도 한다. “트윗으로 얘기를 하다 실제 얼굴을 맞대면 정말 새로운 느낌을 갖게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시대가 바뀌는 만큼, 나도 그 흐름에 따라 가고 싶어’ 시작한 ‘트윗질’은 이제 그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4월2일 프로야구 시즌 개막에 맞춰 시작하는 방송 중계방송 해설에서도 그는 사상 최초로 ‘트위터 해설’을 기획하고 있다. 트위터로 팬들의 질문을 받아 직접 설명하는 것은 물론이고, 팬들의 날카로운 지적도 마이크를 통해 안방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그는 “야구보는 눈이 나보다 높은 팬들이 수없이 많다. 그 분들의 동참을 이끌어낸다면 더욱 질 높은 해설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SNS는 꽉 막힌, 점점 더 삭막해질 수 있는 세상을 사람답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윤활유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금은 소통이 트렌드가 됐지만 이제 곧 공감이 트렌드가 되는 세상이 올 것이다. 트위터 등 SNS는 소통의 시대에서 공감의 시대로 가는 하나의 중요한 통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도헌 기자 (트위터@kimdohoney)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파주(경기)|임진환 기자 (트위터@binyfaga)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동영상=양준혁, “양신 아닌 동네 형으로 ‘팬과의 벽’ 허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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