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 열린 스포츠] 서른살 잠실야구장 변신이 필요

입력 2011-04-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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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개장한 잠실야구장이 이제 서른 살이 되었다.

그동안 한국 야구의 메카로 자리매김한 잠실야구장이지만 노후화로 새로운 상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게다가 인근의 잠실종합운동장은 올림픽이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2002년 이후 서울시가 이곳에 투입한 예산만 1000억원이 넘는다.

매년 12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잠실종합운동장의 공공성과 역사성을 생각하면 서울시가 현재 지고 있는 부담이 못 견딜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그럼에도 효율성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LG와 두산이 다른 구단보다 훨씬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도 잠실종합운동장의 적자폭과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광주, 대구, 창원도 새로운 구장 건설을 위해 행정적 절차를 이행하고 있는 이 시점에 서울에도 새로운 비전이 필요하다.

잠실야구장의 새로운 비전은 독립적인 문제는 아니고 잠실종합운동장을 비롯한 이 일대 공간개발과 연동되어 있다. 총 54만m²에 달하는 잠실운동장 일대는 개발론자의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요소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일부에서 거론하는 초고층개발은 인근의 교통을 고려할 때 합리적인 대안은 아니라고 본다. 그렇다면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실현가능한 방법일까.

필자가 보기엔 저밀도 개발은 가능하다. 전시컨벤션센터와 돔구장을 묶는 방안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강남에 코엑스가 있긴 하지만 서울에는 아직도 전시컨벤션 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다. 다른 곳에는 마땅한 공간이 없다.

그렇다고 잠실운동장 부지에 전시컨벤션센터만 들어온다면 체육계뿐만 아니라 여론의 지지를 얻기도 힘들다. 서울올림픽이 열린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공간을 비용편익의 관점에서만 접근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공간은 어쩔 수 없이 스포츠시설과 결합해야만 새로운 비전의 당위성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야구의 위상과 인기 등을 볼 때, 실현가능한 대안은 돔구장과 결합하는 것이다. 잠실운동장 정도의 공간이라면 돔구장도 가능하다.

LG와 두산이라는 기존의 두 구단이 존재하기에 활용도는 걱정할 것도 없으며, 접근성도 최적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거의 없다.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라는 야구가 구장시설 때문에 끊임없이 회자되는 것도 팬들에게 민망하다. 프로야구 출범 및 잠실야구장 개장 30주년에 즈음하여 이제 서울에도 새로운 비전이 필요할 때다.

전용배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스포츠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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