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두산 김선우 “완봉승, 두산의 어버이들께 바친다”

입력 2011-05-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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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형이 해냈다!’ 김선우가 8일 잠실 롯데전에서 국내무대 첫 완봉승을 일궈내며 팀을 연패의 늪에서 구했다.

‘맏형이 해냈다!’ 김선우가 8일 잠실 롯데전에서 국내무대 첫 완봉승을 일궈내며 팀을 연패의 늪에서 구했다.

어버이날에 한국무대 첫 완봉 감격
팀 3연패 끊고 방어율 1위 ‘겹경사’
“모든 두산의 어머니, 아버님과 이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

아버지이자, 아들이기도 한 두산의 ‘써니’ 김선우(34)가 ‘어버이날’ 큰 일을 했다. 2008년 한국무대 데뷔 후 첫 완봉승을 신고하며 시즌 첫 3연패에 빠졌던 팀을 구했다. 투수진의 맏형다웠다.

김선우는 8일 잠실 롯데전에 선발등판해 9이닝 동안 32타자를 맞아 7안타 1볼넷 1사구 3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를 펼치며 팀의 5-0 완승을 이끌었다. 투구수 94개의 효과적 피칭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고, 3일 잠실 LG전 7이닝 무실점 등을 포함해 최근 16이닝 무실점의 쾌투를 이어갔다. 시즌 3승(2패)에 입맞춤하면서 방어율 1.76으로 이 부문 1위로 올라서는 또 다른 수확도 올렸다.

스스로 얘기하듯, 위기에서 상대 공격을 4차례의 병살로 엮은 덕이 컸다. 김선우는 “롯데 타자에게는 볼이 높아서는 절대 안 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일부러 낮게 제구했다”며 “야수들을 믿고 맞혀 잡는 피칭을 한 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김선우가 기억하는 개인 최고의 완봉승은 메이저리그 시절 콜로라도 유니폼을 입고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4안타 완봉승을 거둔 2005년 9월 25일. 더구나 장소는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던 덴버 쿠어스필드였다. 당시 2001년 이후 4년 만에 나온 ‘쿠어스필드 완봉승’이라 더욱 화제가 됐다.

“아무래도 그 때 완봉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힌 김선우는 “이후에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한번 또 한 적(2007년)이 있는데, 정확히 언제인지도 모르겠다”며 웃은 뒤 “오늘 완봉승을 했으니 내 스스로에게 100점 만점을 주고 싶지만 잘 맞은 타구가 정면으로 가고, 야수들이 도와주는 등 아무래도 운이 따랐던 것 같다”며 몸을 낮추기도 했다.

지난 시즌 하체가 좋지 않아 사이드암에 가까울 정도로 팔이 내려왔던 그는 겨울 동안 하체 힘을 키웠고, 그 덕분에 다시 타점 높은 공을 던지고 있다. 직구 스피드는 떨어졌지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의 떨어지는 각이 놀라울 정도로 위협적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방어율 1위로 올라섰다’는 말에 “지금 이 나이에 1위는 무슨 1위냐. 축하받을 일이 아니다”고 덧붙인 김선우는 “방어율 3점대를 유지한다는 목표로 꾸준히 내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 ‘3점대면 만족’이라며 겸손해했지만 한국무대 첫 완봉승으로 드디어 ‘빅리거의 본색’을 드러낸 그의 진짜 목표가 무엇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잠실 | 김도헌 기자 (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국경원 기자 (트위터 @k1isonecut)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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