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희의 눈]가나 거친 압박에 전후방 간격 벌어져

입력 2011-06-08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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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골 터뜨린 후반 집중력 돋보여
조광래 감독이 확실하게 자기 색깔을 내기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사실상 2군이 온 세르비아에 비해 가나는 전력이 확연히 달랐다. 그에 대처하는 대표팀도 차이가 많이 났다.

대표팀은 세르비아전에서 양쪽 측면 수비가 높이 올라왔다. 미드필드 싸움에서 큰 도움이 됐을 뿐 아니라 측면에서의 부분 전술을 통해 크로스까지 연결시키며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조 감독이 역점을 두고 있는 4-1-4-1 포메이션도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특히 미드필드 ‘1’의 자리에 위치하는 기성용이 그 위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선보이며 팀의 윤활유 역할을 잘 해냈다.

가나전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의 역동적인 압박에 점점 주도권을 내줬다. 전후방 간격이 벌어졌다. 전반 후반이 되자 선수들의 체력이 처지는 기미가 보였다. 볼 처리와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스피드에서 모두 가나에 뒤졌다. 뒷공간이 넓지 않은데도 아사모아 기안의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했다. 결국 이렇게 실점했다.

대표팀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것은 돋보였다. 또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후반 6명이나 교체하는 혼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결승골을 터뜨린 점은 높이 산다. 그러나 장거리 여행으로 급격히 체력이 떨어진 가나 선수들이 전반에 보여준 강도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조광래 축구’는 결코 성공이 아니다.

조 감독은 많이 뛰면서 지속적으로 패스 가능한 대형을 만든다. 스페인식 패싱 플레이로 볼 점유율을 높이고자 한다. 하지만 이것을 어설프게 구사할 경우 후반 들어 체력과 페이스가 떨어질 수 있다. 세르비아전에서도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무뎌졌다. 그렇다 보니 실수도 많이 나왔다.

왼쪽 공격수 지동원은 믿을 만했다. 가나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렸고 빈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좋았다. 이근호는 저돌적 움직임이 위협적이지만 결정적 찬스에서 아직 부담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박지성의 공백을 ‘박지성과 똑같은 플레이를 하는 선수’로 메워야 할 필요는 없다. 박지성은 우리 축구의 거목이다. 그의 빈자리는 하루아침에 메워지지 않는다. 현재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의 특성과 장점을 잘 살리는 방향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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