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박윤 ‘부자’가 한판 붙는다

“발 느린 것까지 아버지랑 똑같아”라는 SK 김성근 감독의 말처럼, 그야말로 ‘부전자전’이었다. 판박이 외모에 진중한 성격, 정제된 언어를 구사하는 침착한 말투까지 아버지를 꼭 빼닮았다.

그러나 이제 아버지와 부지지간의 정을 떠나 그라운드에서 적으로 맞서야 하는 상황, 그는 “이제는 팀 대 팀의 대결이다. 아버지께서도 그걸 바라실 것”이라고 했다.

이번 주말 아버지 박종훈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LG와 맞대결을 펼치게 된 SK 박윤은 14일 문학 롯데전에 앞서 “엔트리에 등록된 날 게임이 끝난 뒤에 전화를 드렸다”고 했다. 아버지가 그 누구보다 기뻐하실 것을 알고 있었지만, 대타로 출장해 프로 데뷔 첫 안타를 치고 나서야 자신의 첫 1군 등록을 전화로 직접 말씀드렸다고 했다.

박 감독이 두산 2군 사령탑을 맡고 있을 때, 2군 경기장에서 만나면 ‘아버지’가 아니라 ‘감독님’이라고 불렀다는 그는 “승부는 승부니까 내게 기회가 온다면 최선을 다하겠다. 그래야 아버지도 좋아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학 ｜ 김도헌 기자 (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