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 뒤 방청객의 손(왼쪽 사진 원안), 그리고 출연자 대기실에도 같은 브랜드의 음료수가 보인다(오른쪽 사진 원안). 과도한 간접 광고로 눈총을 받고 있는 MBC ‘댄싱 위드 더 스타’의 장면들. 사진출처|‘댄싱 위드 더 스타’ 방송 캡쳐
‘무한도전’ ‘나가수’엔 또 비타민 음료
누리꾼 “지분 있나” 과도한 광고 비난
‘이 프로그램은 간접광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방송 전 자막으로 등장하는 이 글에서 ‘간접’을 이제 ‘직접’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 제품 간접 광고를 뜻하는 ‘PPL’(Product in Placement)이 이제는 드라마를 넘어 예능 프로그램에도 깊숙이 침투했다.
8일 방송한 MBC ‘댄싱 위드 더 스타’. 이날 스타들의 화려한 춤 경연 못지않게 시청자의 눈을 끈 것은 카메라가 유난히 자주 잡은 음료들이다. 심사위원의 뒤에 앉아 있던 방청객들은 하나같이 특정사 제품을 손에 들고 있었다. 스타 도전자들이 경연을 마치고 돌아온 대기실에도 음료를 층층이 쌓아둔 테이블이 등장했다.
방송 후 누리꾼들은 “음료 그림을 자막에 직접 삽입하는 건 간접이 아닌 직접 광고가 아니냐” “연습 때 출연자들이 뜬금없이 비타민 음료를 마시는 장면이 등장하는 것이 억지스러워보였다”고 비판했다.
MBC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과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에도 역시 특정 상표의 비타민 음료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회의하는 탁자에 늘 올려져 있고, ‘나는 가수다’에 출연 중인 가수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로 화면에 나온다.이 음료는 이미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 등장해 화제가 됐다. CF가 아닌 드라마와 예능 속 간접 광고로 30%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을 모았다.
유독 MBC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이 비타민 음료를 두고 누리꾼 사이에 ‘MBC가 혹시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것도 과도한 간접 광고를 비꼬는 표현이다.
그런가 하면 SBS ‘기적의 오디션’과 케이블·위성 TV채널 tvN ‘코리아 갓 탤런트’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심사위원들이 협찬사인 모 자동차 회사의 중형 세단을 타고 등장하거나 태블릿 PC로 심사를 하는 등 협찬 제품을 소품으로 적극 활용한다.
이에 대해 한 예능 프로그램 연출자는 “PPL과 방송은 떨어질 수 없는 공존의 관계”라고 표현했다.
김민정 기자 (트위터 @ricky337) ricky337@dogn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