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 “난 슬로 스타터! 쪽대본 버거웠죠”

입력 2011-07-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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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경력 10년차에 접어들면서 “챙겨야 할 것이 많아졌음을 알게 됐다”는 남궁민. 그것은 곧 “융통성”이라며 연기를 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말한다. 임진환 기자 (트위터 @binyfafa) photolim@donga.com

■ ‘내마들’ 다크마루 남궁민의 매력탐구

복잡한 감정연기보다
촉박하게 나온 대사 외우느라 진땀
순발력 빠른 황정음 씨에게 한 수 배웠죠

연기생활 10년차 낯가림 심했던 나,
이제 조금 융통성이 생긴 것 같아요
앞으로 계획? 일단 잃었던 복근 찾기 하하


“나는 로딩이 오래 걸리는 배우여서 황정음의 순발력이 부러웠다.”

‘남궁민의 재발견’ ‘마루 앓이’ ‘다크 마루’ 등 10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이하 내마들)가 탄생시킨 신조어들은 하나같이 이 남자를 설명하는 것들이다.

배우 남궁민(33). 그는 ‘내마들’을 통해 재발견됐다는 평을 듣는 연기자다. 정작 본인은 “과거에도 지금처럼 늘 열심히 연기했다. 그저 사람들의 인상에 각인될만한 작품이 드물었을 뿐이었다”며 덤덤한 미소를 지었다.

드라마가 끝난 후 만난 남궁민은 무거운 짐 하나를 내려놓은 듯 한결 편안하고 밝은 표정이었다. 우리(황정음)와의 사랑이 조금 더 그려지기를, 자신이 연기한 마루의 복수도 더 처절했으면 좋겠다던 결말은 아니었지만 “욕심을 부리면 한도 끝도 없죠. 시청률도 선전했고, 무엇보다 20, 30대 시청자들에게 나라는 배우를 많이 어필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며 웃었다.

남궁민은 스스로를 ‘로딩이 더딘 배우’라고 표현했다. 그래서 생방송처럼 진행되는 드라마 현장에서 ‘쪽대본 스트레스’를 누구보다 힘들게 견뎌야 했다.

“마루의 복잡한 감정 연기는 특별히 어려울 게 없었어요. 왜냐면 마루의 아픔이나 살아온 환경이 뼛속 깊이 이해가 됐거든요. 그 감정을 대사로 외우는 게 너무 힘든 과정이었어요. 너무 촉박하게 대본이 나와 ‘공부’할 시간이 없더라고요. 그 스트레스 때문에 악몽도 여러 번 꿨죠.”

그는 이번 작품이 연기 인생에서 “순발력을 키우는 공부”였다고 표현하면서 함께 출연한 황정음의 순발력에 부러움을 표시했다. “시트콤과 미니시리즈에서 단련된 순발력이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순간적인 감정 몰입에도 능한 정음씨를 보면서 한 수 배웠어요.”


● “이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융통성 조금 생겨”

남궁민은 극 중 우리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실제로도 경험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진짜 남궁민은 아주 평범한 사람이다”고 말했다.

“평범한 가정에서 지극한 평범한 삶을 살았어요. 너무 평범해서 오히려 연기를 통해 다른 감정들을 분출한다는 생각을 해요. 그런 면에서 상상의 연기를 하는 편이죠. 오히려 아프고 애절한 사랑을 못해서 연기할 때 더 새로운 마음으로 연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너무 경험이 많으면 뻔한 연기가 나오지 않을까요?”

2002년 드라마 ‘대박가족’으로 데뷔해 어느덧 30대, 연기 10년차가 된 남궁민은 “이제 조금 융통성이 생긴 것 같다”며 10년을 돌아봤다.

“연기를 하는 마음은 똑같은데 이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융통성은 조금 생긴 것 같아요. 예전에는 사람들 만나는 것도 어려워하고, 이렇게 인터뷰하는 것도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오해도 많이 샀고요. 내가 원하는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연기 말고도 챙겨야, 그리고 잘해야 할 것들이 있다는 걸 조금씩 알아가고 있어요.”

‘내마들’ 촬영으로 힘들게 만들었던 복근을 잃어 버렸다는 남궁민은 휴식 후 곧바로 ‘복근 찾기’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주변에 연예인 친구들은 거의 없고 같이 운동하는 친구들이 몇 있어요. 그들을 만날 때가 제일 편하고 솔직해지는 것 같아요. 살다보니 앞면과 뒷면이 다른 사람들이 더러 있더라고요.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적어도 뒷면이 없는 솔직한 사람들인 것 같아요. 잃어버렸던 복근도 다시 찾아와야죠.(웃음)”

김민정 기자 (트위터 @ricky337)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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