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의 베이스블로그] 감독을 평가하는 선수의 시선 그것도 보이지 않는 전력이다

입력 2011-07-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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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감독만 선수를 평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선수도 감독을 암묵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감히 발설하지 않을 뿐이지 상식적으로 선수도 십몇 년을 야구만 했는데 어찌 야구박사가 아니겠습니까?

이런 선수들이 자기 팀 감독을 어떻게 보는지는 드러나지 않는 전력입니다. 이래저래 한국 프로야구에서 감독의 비중은 큽니다. 적어도 레너드 코페트가 언급한 5%는 아닐 것입니다. 지난주 들었던 두 가지 감독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KIA가 올 시즌 우승에 가장 접근한 전력이라는 것은 다수설에 가깝지요. ‘이 전력으로 우승을 못하면 비정상’이라는 시선 속에서 싸워나가는 것이 부담일 터입니다. KIA는 삼성·SK와 치열하게 한국시리즈 직행이 걸린 정규리그 1위 다툼을 벌이는 중인데요. KIA 조범현 감독의 전반기 최종 3연전과 후반기 첫 3연전 투수기용은 음미할만합니다.

20일 한화전과 27일 삼성전에서 김희걸을 선발로 쓴 것인데요. 스포츠동아 이효봉 해설위원은 이 점에서 감독 조범현의 비범함을 찾아냅니다. “윤석민을 당겨쓸 수 있었는데 안 그랬다. 이것을 선수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아, 우리 감독이 아직 서두르지 않는구나. 1승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승부를 나중으로 보는구나’라고 받아들인다.” 선발을 불펜으로 빼다 쓰는 것이 유행처럼 남용되는 현재 야구판에서 조 감독이 SK와 KIA감독 9년을 겪으면서 체득한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예전에는 오늘만 승부인 줄 알았는데 끝나보니 아니더라. 승부는 나중이었더라.”

#각도는 다르지만 한국야구에서 감독은 자기 팀의 수장 이상의 입지를 가집니다. 스포츠동아가 1차지명 부활과 관련한 신인 드래프트에 관한 설문을 했을 때 김인식 전 감독의 말은 경청할만합니다. “다 일장일단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10구단을 생각해보자. 야구단이 더 늘어나야 되는데 지역연고제로 가면 나중에 생기는 수도권 팀들이 애를 먹을 수 있다.” 한국야구의 오피니언 리더는 감독입니다. 그리고 경험이 관록을 만듭니다.

(트위터@matsri21)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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