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중일 감독. 스포츠동아DB
덕아웃선 최형우-오승환 MVP 화두
선수단엔 아직도 우승 여운 남아
류 감독 “타자들 긴장 안해 삼진
우승한 뒤라 놔두는 것 뿐” 일침
여유와 긴장의 류중일 캠프선수단엔 아직도 우승 여운 남아
류 감독 “타자들 긴장 안해 삼진
우승한 뒤라 놔두는 것 뿐” 일침
일찌감치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한 삼성은 느긋하게 한국시리즈 대비 모드로 전환해 ‘승자의 특권’을 만끽하고 있다.
3일 홈 최종전에선 전례 없는 ‘감독(류중일) 팬사인회’도 열었고, 며칠째 덕아웃과 라커룸에선 팀내 경쟁구도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시즌 최우수선수(MVP)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라는 마지막 관문, 최후결전이 남아있는 만큼 방심은 금물. 샴페인을 미리 터뜨려도 곤란하다.
4일 잠실 LG전을 앞두고도 페넌트레이스 챔피언다운 여유와 더불어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공존했다.
● 아직도 잔치 기운 감도는 덕아웃
삼성의 남은 관심사는 오로지 한국시리즈 전력 구축이어야 한다. 그러나 개인타이틀이라는 달콤한 보너스에 무관심할 수도 없는 노릇. 류중일 감독(사진)은 이날 경기전 훈련 때 이례적으로 중심타자 최형우를 불러 앉혀놓고는 전날 자신의 실수를 사과했다.
사인회 도중 ‘오승환과 최형우 중 누가 MVP가 되기를 더 바라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무심코 “오승환”이라고 실언한 사실이 찜찜해 최형우를 따로 불러 다독인 것이다. 류 감독은 최형우에게 “니, 내 말 듣고 열 받아서 홈런 쳤나?”라며 전날 SK전에서 데뷔 후 처음 시즌 30호 홈런을 터뜨린 최형우를 은근히 칭찬했다.
훈련을 마치고 이른 저녁식사를 하던 선수들 사이에서도 최형우와 오승환의 MVP 경쟁은 화젯거리였다.
그러나 이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이날 삼성 선수단의 식단. 원정숙소로 삼고 있는 호텔에서 나온 조리사가 단체로 ‘라면’을 배식해주고 있었다. 김재걸 주루코치는 “선수시절을 포함해 경기 전에 라면을 먹어보기는 오늘이 처음”이라며 “보통 경기를 앞두고는 가볍게 식사를 하는 만큼 국수 같은 것도 많이 먹지만 라면은 처음이다. 우승도 하고 해서 선수들의 건의를 감독님이 받아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 류중일 감독의 매서운 눈초리
이처럼 삼성 선수단에는 전에 없이 ‘훈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이 마냥 여유를 부릴 수만은 없는 처지. 이미 한국시리즈 엔트리 구성과 투수진 운용을 고심하고 있는 류 감독은 “시즌 초부터 얘기했듯 (한국시리즈 때도) 열심히 하는 선수를 쓰겠다”며 올시즌 중반의 한 일화를 털어놓았다.
류 감독은 “한화랑 청주 원정(8월 23일) 때 김혁민한테 삼진을 12개나 당하지 않았나. 그 다음날 박한이, 조영훈, 신명철을 본보기 삼아 무더기로 2군에 내려 보냈다”며 “우승 확정 뒤에 보면 타자들이 삼진을 많이 먹는데, 긴장을 풀고 대비를 안 해서 그렇다. 우승한 뒤라 가만히 놔두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조만간 모종의 조치를 취할 듯한 뉘앙스였다.
잠실|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트위터 @jace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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