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KISS] 신뢰+신기술 무장 대표팀 런던서 새 체조역사 쓴다

입력 2011-11-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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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막을 내린 제43회 기계체조세계선수권(10월 7∼16일)에서 우리나라 체조 남자 대표팀은 2012런던올림픽 단체전 출전권을 획득하며 ‘7연속 올림픽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방송과 매스컴의 반응은 다소 아쉬웠다. 우리 선수들의 땀과 노력에 더욱 힘을 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던 모양이다.

한국 남자 체조 종목은 1960년 로마올림픽부터 꾸준히 올림픽 무대에 올라 좋은 기술과 선수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해 ‘본선 진출’의 의미가 더 크다. 그러나 2012런던올림픽을 맞이하는 남자대표팀의 금메달을 향한 의지는 충천해 있다. 사기충천의 청신호들은 다음과 같다.

올림픽의 전초전 성격을 띤 이번 세계선수권 도마에서 양학선은 신기술 ‘양1’(손 짚고 몸 펴 앞 공중 돌아 1080도 비틀기)을 선보여 우승을 차지했다. ‘양1’은 7.4점으로 도마 최고 난도의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체조 경기에서의 최고 점수가 7.0점임을 감안하면 ‘양1’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상당한 경쟁 우위를 가진다.

체조는 선수 개인의 연기 점수(기술+감점)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나 선수와 지도자 간의 보이지 않는 팀워크가 매우 중요한 종목이다. 순간의 방심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단 한 번의 연기로 모든 것이 결정되며, 만회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고도의 위험한 동작을 오차 없이 완벽하게 연기하기 위해서는 선수의 자신감에 힘을 더해 줄 수 있는 지도자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 선수보다 의연하게 경기에 임해야 하고,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부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남자 체조대표팀은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백전노장 조성동 감독(64)의 노련함에 지난해까지 선수로 활동하며 선수들과 거리감을 좁히는 양태영 코치(31)의 역할 등이 선수들 간의 소통 거리를 좁히고 있다. 아버지를 중심으로 우애 깊은 형제들이 모여 사는 가족 같은 느낌이다.

지도자와 선수 간 불필요한 거리감을 최소화하고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며 신뢰를 형성하고 있다. 타 종목에 비해 스킨십(지도자의 동작 보조)이 많은 체조 종목에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 하겠다.

가족과 같은 무한 신뢰를 바탕으로 신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으로 태릉선수촌의 하루하루가 채워지고 있다. 여기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성원이 더해진다면, 런던올림픽은 우리나라 체조 역사를 새롭게 장식할 희망의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송주호 KISS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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