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간경기가 많은 프로야구선수는 대부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 생활을 한다. 그러나 삼성 마운드의 든든한 맏형 정현욱은 매일 오전 7시에 훈련을 시작하며 일찌감치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늦잠 자면 나태함에 길들여 진다”
비시즌 불구 오전 7시면 훈련 시작
저녁 약속 생겨도 훈련 고려 일찍 끝내
내년 생애 첫 FA…“연습만이 살길”
삼성 투수 정현욱(33)은 ‘훈련벌레’로 통한다. 잠시라도 훈련을 쉬고 있으면 이곳저곳이 근질거리는 체질이다. 원정 숙소 방에서도 편안히 침대에 누워있질 않는다. 푸시업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는 게 팀 후배들의 ‘증언’이다.
한국시리즈와 아시아시리즈를 잇달아 제패한 2011시즌, 정현욱의 이 같은 성실함은 후배 투수들에게 큰 귀감이 됐다. 시즌 도중 류중일 감독이 방장 정현욱에게 방졸 정인욱에 대한 ‘감시’(?) 임무를 맡긴 이유도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팀내 유망주에게 뚝배기처럼 쉬 식지 않는 대선배의 한결같은 프로의식과 훈련태도를 본받으라는 의미에서였다.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서른다섯. 그래도 그는 여전히 팀 투수진 가운데 최고참이라는 훈장이 부끄럽지 않은 한해, 오늘 같은 내일을 꿈꾼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번 겨울에도 집과 스포츠센터를 오가는 지루한 일상을 소중한 가치로 여기고 운동화 끈을 바짝 조인다.
● 정현욱이 ‘아침형 인간’을 택한 이유
사람이 역시 기계는 아닌가 보다. 대만에서 열린 2011아시아시리즈(11월 23∼29일)까지 마치고 귀국하자 그 또한 기진맥진했다. 좀처럼 훈련을 쉬는 날이 드물던 그는 이달 초 과감하게 열흘간의 휴가를 택했다. 짧은 호사를 뒤고 하고 11일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집이 있는 대구 범어동의 한 아파트 인근 스포츠센터가 정현욱이 택한 훈련 아지트. 훈련시간은 2시간 안팎. 스트레칭으로 가볍게 몸을 풀고, 복근과 하체 단련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운동을 진행한다. 그의 훈련에서 특이한 점은 훈련을 진행하는 시간. 주로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다. 이른 시각 훈련을 시작하기 위해 그는 오전 6시20분이면 기상한다. 일러야 오전 9시에나 집을 나서는 대개의 선수들과는 사뭇 다르다.
정현욱이 ‘아침형 인간’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점심 전후로 훈련을 하면 나태해진다. 오전에 늦잠을 자버리면 은근슬쩍 하루 훈련을 건너뛰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나태함을 원천봉쇄하려는 의지의 발로인 셈. “아침 일찍 훈련을 마치고 나면 남은 하루 시간을 활용하기도 넉넉해진다. 하루가 길어진다”는 게 그가 밝힌 또 하나의 이유다. 야구선수에게는 꼭두새벽이나 다름없는 시간에 훈련하려면 절제력은 필수다. 그는 “저녁에 약속이 생기더라도 다음날 훈련을 생각해 식사만 하고 헤어진다”고 말했다. 덕분에 “술자리를 피할 수 있어 좋다”는 말에선 오로지 야구 하나만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노장의 우직한 삶과 그 진지한 궤적이 묻어났다.
● 승리의 쾌감보다는 패전의 쓰라림을 기억하는 남자
그는 올해 59경기에 등판(72.1이닝 투구)해 4승3패1세이브24홀드, 방어율 2.36을 기록했다. 선발로도 뛴 2008년(53경기·127이닝)부터 따지면 4년 연속 50경기 이상, 70이닝 이상을 던졌다. 서른을 훌쩍 넘은 투수가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올해는 방어율, 투구이닝에서 지난해(3.20·70.1이닝)보다 좀 더 나아진 면모를 보여줬다. 삼성이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아시아시리즈를 차례로 석권한 데는 불펜의 힘이 컸고, 정현욱 역시 누구 못지않은 기여를 했다. 하지만 그는 올해 자신의 성적에 만족하지 못했다. 수치로 드러난 성적 이면의 내용에 주목했다. ‘올해 자신이 기억하는 최고의 경기’를 묻자 그는 “시즌 초반 9경기에서 3패만 당했는데, 진 경기들에서 모두 홈런을 맞았다. 그 홈런 3방이 기억난다”고 답했다. 승리의 쾌감보다는 패전의 쓰라림을 가슴속 깊이 간직하는 남자-. 1998년 동대문상고를 졸업하고 곧장 프로에 데뷔한 그가 14년간이나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인지 모른다.
최강의 중간계투로 한 자리를 굳힌 그의 내년 목표가 궁금하다. 정현욱은 “사실 내년 시즌을 마치면 FA(프리에이전트)가 된다. (중간계투인 까닭에) 몇 승을 올리겠다는 말은 의미가 없을 것 같다. 공 하나를 던져도 타자에게 위협적으로 느껴져야 한다. 마운드에서 자신감 있는 모습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털어놓았다. 2004년 말 터진 ‘병풍’에 연루된 탓에 늦어진 FA 자격. 그에게는 무척 소중한 권리다. 하지만 말보다는 행동, 실천의 중요성을 잘 알기에 오늘도 그는 찬 바람을 가르며 훈련장으로 발길을 옮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트위터 @jace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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