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규 KBO 심판위원장의 이것이 야구다] Q. 타자가 스윙 후 포수 미트를 쳤다?

입력 2012-03-10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9. 포수의 송구를 방해한 타자

A. 충돌·고의적 송구방해땐 아웃!



Q. (1)1998년 광주에서 열린 삼성-해태전. 삼성이 1사에 주자 1·3루의 찬스를 잡았다. 타석의 신동주는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를 헛스윙하면서 쓰러지듯 홈플레이트로 몸을 기울였다. 삼진 아웃이 되는 순간이었고 1루 주자 김한수는 2루로 뛰었다. 공을 잡은 해태 포수 최해식은 2루로 볼을 던지려다가 신동주와 부딪히며 송구하지 못하고 그라운드로 나뒹굴었다. 이에 오석환 구심은 신동주의 송구방해를 인정해 1루 주자까지 아웃을 선언해 3아웃으로 인정됐다.

(2)같은 날 잠실에서 열린 현대-OB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왔다. 현대 7회초 공격 1사 1루에서 타자 윤덕규가 헛스윙으로 삼진을 당할 때 배트가 공을 잡으려던 진갑용의 미트를 쳐 공이 뒤로 빠지고 말았다. 볼이 뒤로 빠지자 1루 주자였던 최만호는 2루로 달려갔다. 그러나 2루심은 최만호를 1루로 돌려보냈다.

(3)2009년 10월 22일 한국시리즈 5차전 5회 1사 1루에서 KIA 조범현 감독은 히트앤드런 작전을 지시했으나 타자 이현곤은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 사이 1루 주자였던 안치홍이 2루로 내달렸는데, 문제는 이현곤이 삼진을 당하면서 중심이 무너져 SK 포수 정상호가 정상적인 2루 송구를 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결국 정상호가 균형을 잃고 악송구를 하면서 안치홍은 3루까지 진루했다. SK 김성근 감독의 어필이 있었지만 김풍기 심판은 이현곤의 송구방해를 인정하지 않았고 안치홍의 진루는 정당한 것으로 인정받았다.

위 세 경우에서처럼 홈에서 일어나는 상황이 비슷한데 판정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A. (1)은 신동주가 스윙을 한 후에 홈플레이트 앞으로 나오면서 포수 최해식과 충돌로 인한 방해를 했기 때문에 ‘아웃이 선고된 직후의 타자 또는 주자가 다른 야수의 플레이를 저지하거나 또는 방해하였을 경우에는 그 주자는 동료 선수가 상대의 수비를 방해한 것으로 하여 아웃이 선고된다’는 7.09(d)항을 적용한 것이다.

(2)는 윤덕규가 스윙을 한 후에 포수의 미트를 건드렸지만 야구규칙 6.06(c)의 [원주]의 내용 중에 ‘타자가 워낙 힘차게 방망이를 휘두르다가 그 여세로 방망이가 포수에게 닿았거나, 아무런 고의성 없이 백스윙하던 방망이가 아직 확실하게 포구되지 않은 투구나 포수에 닿았기 때문에 포수가 공을 잡지 못하였다고 심판원이 판단하였을 때는 타자의 방해를 선언하지 않고 볼데드로 하며 주자의 진루는 허용하지 않는다. 타자에 대하여는 그것이 제1스트라이크, 제2스트라이크일 때는 스트라이크만 선언하고 제3스트라이크일 때는 타자 아웃으로 한다. (제2스트라이크 뒤의 파울팁도 포함된다)’를 적용한다.

(3)의 경우는 (1)과 비슷한 상황이나 타자 이현곤이 포수인 정상호와 어떤 접촉도 없었고 고의로 앞을 막았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만약 정상호가 2루로 공을 송구하려고 할 때 앞으로 넘어지고 있는 이현곤과 살짝 접촉을 하면서 던지는 기지를 발휘했다면 (1)의 경우와 같은 판정이 났을 것이다. 그래서 때론 선수들의 재치가 필요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