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규 KBO 심판위원장의 이것이 야구다] Q. 타자가 피하지 않고 공 맞았다면?

입력 2012-03-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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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타자의 고의적 사구


Q. 타자가 피하지 않고 공 맞았다면?
A. 출루 불가…닿은 위치따라 볼 판정


몸에 맞는 공을 제일 많이 얻은 선수는 누구일까? SK 박경완이다. 현재 165개로 통산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박종호가 161개인데, 박종호는 은퇴를 했고 박경완은 현역으로 뛰고 있다. 그만큼 경기를 많이 뛰었기 때문에 많은 사구를 얻었을 것이다.

1980년대 몸에 맞는 공을 많이 기록한 선수는 SK 이만수 감독이다. 118개로 역대 11위다. MBC 청룡의 김인식 선수는 몸에 공을 맞으면 넘어져서 데굴데굴 구르며 소리를 지르는 모습으로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기로 유명했다. 때로는 맞지도 않았는데도 워낙 연기가 뛰어나 소리 지르며 데굴데굴 구르며 구심을 속이고 넘어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삼성 한기철은 포스트시즌 때 몸쪽으로 빠른 볼이 들어오자 팔꿈치를 부여잡고 뒤로 넘어지며 오만 인상을 쓰고 뼈가 부러진 것처럼 아파했다. 당시 김찬익 구심은 한기철을 1루로 보내고 게임을 속개했지만 경기 종료 후 허탈한 웃음을 짓고 말았다. 한기철의 연기에 당한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이런 경우에 각 누심에게도 조언을 듣고 판정한다. 정확한 판정을 위해서다.


Q. 2011년 5월 11일 잠실 LG전 7회초 한화 공격 때 일어난 일이다. 1사 1·2루서 한화 정원석은 볼카운트 2-1서 상대 선발 리즈의 투구에 왼쪽 팔꿈치 보호대를 맞고 1루로 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문승훈 구심은 정원석을 1루로 보내지 않았다. 한대화 감독이 어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문 구심은 왜 정원석을 1루로 보내지 않았을까.


A. 빠른 볼에 맞으면 부상 위험이 따른다. 그러나 최근 타자들은 팔꿈치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나와서 볼을 피하지 않고 변화구 같은 느린 볼이 오면 일부러 맞는 경우가 있다. 정원석도 리즈의 변화구에 피하지 않고 왼쪽 어깨를 집어넣어 고의로 맞았던 것이다. 규칙 6.08의 (b)(2)는 ‘타자가 그 투구를 피하지 않고 그 투구에 닿았을 경우-투구가 스트라이크존에서 타자에게 닿았다면 타자가 피하려 했건 안 했건 상관없이 모두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투구가 스트라이크존 밖에서 타자에게 닿았고 타자가 이것을 피하려 하지 않았다면 볼이 선언된다’고 정해놓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투구가 스트라이크존에서 타자에게 닿았다’는 것은 홈 플레이트 상공에만 한정되지 않고 이것을 앞뒤로 연장한 공간에서 타자에 닿았을 경우도 포함된다. 타자가 투구를 피하려 했느냐, 안 했느냐는 어디까지나 구심의 판단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며 투구의 성질상 피할 수 없었다고 주심이 판단했을 경우에는 피하려고 한 것으로 취급한다. 단, 투구가 일단 땅에 닿은 뒤 이것을 피하려고 한 타자에게 닿았을 경우도 타자에게는 1루가 허용된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고 바운드된 투구는 해당되지 않는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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