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 마음 잡은건 돈보다 ‘4년’ 이었다

입력 2012-11-20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홍성흔이 두산으로 돌아왔다. 프리에이전트(FA)로 떠났다가 다시 FA 자격을 얻어 친정팀으로 컴백한 것은 FA 제도가 시행된 이후 처음. 두산은 홍성흔의 리더십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사진은 두산 시절의 홍성흔. 스포츠동아DB

‘4년 31억원’ 흔쾌히 도장…왜?

롯데 협상서 요구한 34억보다 적은 액수
4년 다년계약 보장한 두산으로 복귀 결심

두산 ‘장타력 해소·분위기 메이커’ 기대


홍성흔(35·전 롯데)이 4년간 총액 31억원에 두산으로 돌아왔다. 프리에이전트(FA)로 팀(2009년 롯데행)을 떠났다가 FA 자격을 다시 얻어 친정팀으로 돌아온 것은 FA 제도가 도입된 1999년 이후 최초다. 두산으로서도 ‘유턴 FA’ 홍성흔을 통해 첫 외부 FA 영입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속전속결 계약체결 막전막후

두산과 홍성흔은 협상에서 계약까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두산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홍성흔이 원 소속구단 롯데와의 우선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시장에 나와 타 구단과의 협상이 시작된 17일 곧바로 접촉했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19일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온 홍성흔과 점심을 함께 하며 계약기간 4년에 총액 31억원을 제시했다. 홍성흔은 망설이지 않고 도장을 찍었다. 롯데와의 우선협상에서 요구했던 총액 34억원에서 3억원이 모자란 액수였지만, 돈보다 제1조건으로 내세웠던 4년 계약기간을 두산이 보장해줬다. 역대 FA 사상 최초로 ‘유턴 FA’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서른여섯 31억원 대박

홍성흔이 2009년 FA 자격을 얻어 두산을 떠난 배경에는, 당시 사령탑이었던 김경문 감독(현 NC)과의 마찰이 원인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 다년계약을 할 수 없었던 데다, 야구규약 163조 ‘선수계약조건’의 ‘타 소속팀 소속 FA는 계약금을 받을 수 없다’는 규정까지 겹쳐 계약금 없이 1년에 연봉 2억7900만원이라는 초라한 계약조건에도 불구하고 그가 롯데행을 택한 이유다. 물론 이후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재계약 없이 매년 연봉 4억원씩을 받았다. 총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4년간 다년계약을 맺은 셈이었다. 그리고 4년 뒤 다시 두산으로 돌아와 4년간 31억원을 받게 됐다. 한국나이로 서른여섯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다는 게 중론이다.


○홍성흔의 가치? 기량+리더십

두산 김진욱 감독은 19일 “타격에 있어서 (홍)성흔이의 기량은 이미 검증됐다”며 “우리 팀의 과제인 장타력 부재를 해소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고, 분위기 메이커로서 역할을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이어 “팀을 이끌 재목으로 (손)시헌이와 (이)종욱이가 있지만 내년 FA이기 때문에 팀까지 아우르기에는 아무래도 부담을 가질 수 있다. 단순히 전력강화뿐 아니라 예전 (홍)성흔이가 벤치에서 분위기를 띄우며 선수단을 이끌었던 측면까지 고려해 영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