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연·지연 얽혀 추가지명 청탁 골머리
작년엔 80명중 60명 은퇴·연봉도 부담
최근 지방의 A구단 관계자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흔히 ‘연습생’이라 불리는 신인 드래프트 번외 지명과 추가 지명이 그 주제였다. 드래프트 순번(1∼6R)에 발탁되지 못한 선수들이 호명을 받으면 ‘번외·추가’ 타이틀이 붙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A구단 감독은 10일 열릴 2013 K리그 드래프트 때 가급적 많은 추가 지명을 해달라는 주변의 부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종의 인사 청탁이다. 그러나 워낙 지역색이 강한 곳이라 해당 감독은 이를 쉽게 거절할 수도, 냉정히 뿌리치기도 어려워 고민이 더 깊다.
올해 드래프트 신청 인원은 539명. 작년(468명)보다 15.2% 증가한 역대 최다 규모다. 한데, 숫자가 꼭 좋은 선수를 보장하는 건 아니다. 매년 드래프트에서 순번을 넘기는 팀들이 많은 건 ‘될성부른’ 떡잎들이 거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번외 지명을 많이 뽑기도 어렵다. 불경기에 많은 돈을 투자하기 힘들다. 번외 지명 선수의 연봉은 2000만 원. 5명만 뽑아도 연 1억 원이 든다. 생존률도 낮다.
일례로 2011년 등록된 추가 지명 80명 중 60명이 은퇴했다. 이 중 50명이 1년 내, 다른 6명은 한 번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채 유니폼을 벗었다.
수도권 B구단의 전 고위 관계자는 “학연 및 지연 등으로 얽힌 축구계의 뿌리 깊은 관습이 인맥에 따른 ‘추가 지명’으로 포장돼 나타났다”며 현 실태를 꼬집었다.
남장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