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안한 신인·앙숙 팀들간 트레이드…불문율 깨지다

입력 2012-12-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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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형 커진 프로야구, 트레이드 시장이 달라진다

9구단 NC 등장에 10구단 창단 확정 시장 확대
신인지명서 밀린 기존구단들 적극적 선수 수급


11월 18일 NC는 투수 김태형을 내주고 넥센에서 투수 임창민과 내야수 차화준을 받는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지난달 27일에는 롯데가 한화로부터 베테랑 장성호를 영입하면서 내년 신인 송창현을 내주는 깜짝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덧붙여 LG와 삼성은 지난 14일 3-3 트레이드를 전격 발표했다. 이에 따라 포수 현재윤, 내야수 손주인, 투수 김효남이 LG에 몸담게 됐고, 내야수 김태완 정병곤, 투수 노진용은 잠실을 떠나 대구에 둥지를 틀게 됐다. 예년 오프 시즌에 볼 수 없었던 연이은 트레이드다.


○금기를 깬 트레이드

프로에 데뷔하지 않은 신인이 트레이드된 것은 송창현이 사상 처음이다. ‘신인은 현금 트레이드 대상이 될 수는 없지만, 선수간 트레이드는 가능하다’는 야구 규약을 활용한 첫 트레이드 사례가 됐다. 여기에 LG와 삼성, 두 팀간 거래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 라이벌이기도 한 삼성과 LG는 여러 특수 배경 탓에 그동안 트레이드 시장에서 ‘소 닭 보듯’ 해왔다. 금기시된, 불문율을 깬 연이은 트레이드란 점에서 올 겨울 트레이드 시장은 더 큰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일각에선 내년 스프링캠프까지 다양한 트레이드 소식이 더 터져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바뀐 환경, 트레이드를 부른다!

예년에 비해 활발해진 트레이드는 어떻게 봐야할까. 연이은 트레이드의 배경에는 9구단 NC의 등장과 함께 앞으로 10구단까지 창단되는 등 프로야구 시장 확대가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이전까지 대부분 구단의 전력 수급은 신인선발과 프리에이전트(FA) 영입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NC에 이어 10구단 창단도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기존 구단들은 신인지명에서 수년간 좋은 선수들을 신생 구단에 빼앗길 수밖에 없다. 이뿐 아니라 보유 선수들도 창단 구단에 내줘야하는 일방적인 출혈이 불가피하다. 즉, 유망주들을 발굴하는 ‘육성’에 예전보다 큰 가치를 두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게 될 개연성이 크다. 과거에는 ‘트레이드 후폭풍’이 무서워 각 구단들이 몸을 사렸지만, 이제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다양한 트레이드 시도를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말이다. 더구나 2차 드래프트 도입 등으로 선수 이적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 것도 트레이드가 활발해진 하나의 이유로 볼 수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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