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가 살인범이다’에 짧지만 선 있는 연기로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배우 류제승. 사진제공|망치엔터테인먼트
류제승은 2012년 하반기 화제작이었던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에서 정현식 역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 정현식은 극 중 이두석(박시후 분)이 페이스오프를 하기 전 인물로, 극 전체 흐름의 반전을 몰고 온다. 류제승은 처음 배역을 맡았을 때부터 감회가 달랐다고 밝혔다.
“정현식이라는 캐릭터를 처음 접했을 때 느낌이 남달랐다. 마치 내 모습을 보는 듯했다. 특히 극 중 복서로 등장하는데 실제로 나 역시 복서로 활동한 적이 있다. 욕심을 많이 냈고, 많이 준비한 역할이다.”
이어 그는 정현식을 연기하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고. “내 촬영분은 초반에 진행됐지만 많은 것을 준비했다. 투신하는 장면은 대역 없이 임했다. 비도 오고 막상 옥상에 올라서니 무서웠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가능케 한 것 같다.”
류제승은 ‘내가 살인범이다’의 정병길 감독과의 특별한 인연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처음 정 감독을 마주한 것은 내 연극무대다”며 “정 감독이 서너 번 내 연극공연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캐스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감독이 ‘작은 배역이 있는데…’라며 내게 ‘내가 살인범이다’ 시나리오를 건넸다. 막상 시나리오를 받아 보니 배역에 욕심이 생겼고,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이번 영화는 그의 데뷔작이 아니다. 연극무대에선 10년 차 연기자인 그가 처음 영화계에 입문한 것은 지난 2003년 개봉한 영화 ‘실미도’. 류제승은 당시를 회상하며 힘들었다고 말한다. “애로사항이 많았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보다 육체적인 고통이 컸다. 촬영 중 가벼운 타박상은 흔한 일이었다. 하지만 영화가 잘돼 보람을 느꼈다.”
영화배우 류제승. 사진제공|망치엔터테인먼트
그렇다면 류제승은 어떻게 연기에 입문하게 됐을까. 그는 “막연하게 연기가 하고 싶었다”며 “다니던 대학도 중퇴했다”고 밝혔다. 이어 “극단에 들어가 티켓도 팔고, 포스터도 붙이며 밑에서부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제적인 상황이 좋지 않아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고. “막상 극단에서 나오는 돈으로는 생활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는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이가 있는 만큼 이제 받아주지도 않는다. (웃음)”
영화배우 류제승. 사진제공|망치엔터테인먼트
하지만 류제승은 그런 열악한 연기생활에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자신을 스스로 대기만성형이라 말한다. “많지는 않지만 여러 작품을 통해 연기 경험을 쌓고 있고, 지금도 연기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언젠가 되지 않겠나. 극을 책임지는 큰 배우가 되고 싶다. 꼭 될 것이라고 나 스스로 믿는다.”
마주한 류제승의 눈빛에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 불타오르는 듯했다. 앞으로 그의 연기행보가 기대를 모은다.
사진제공|망치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