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 지상토론] “10구단, 야구장 시설-아마야구 아낌없는 투자를”

입력 2013-0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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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구단의 수원 유치를 희망하는 인사들이 4일 수원야구장에 모여 ‘KT 수원야구장 증축 및 리모델링 기공식’을 축하하고 있다. 수원|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전북 프로야구 제10구단 범도민 유치추진위원회가 4일 42박스 분량의 ‘10구단 유치 희망 전북도민 100만인 서명부’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전북도

5. 전문가 긴급진단=10구단 창단, 무엇이 필요한가?

초기자본만 1000억…즉시 1군전력 필수
선수수급 위해 학교 야구부 늘리기 우선
야구 흥행몰이 중점…지역 관중 품어야

연고지역 인프라 투자 공약 지키기 숙제
전력보강 힘써 프로야구 경기 질 높여야


한국프로야구에 새 바람을 몰고 올 제10구단. 2013년 야구계 최대의 화두다. 수원과 손잡은 KT, 전북을 연고로 삼은 부영이 이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스포츠동아는 야구계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10구단과 관련해 공통된 질문을 던졌다. ‘①프로야구 제10구단에 이것(이런 점)만은 꼭 필요하다’, ‘②이것(이런 점)만은 꼭 피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김영덕 전 OB·삼성·빙그레 감독

①사실 현재 우리 야구 실정으로 보면 10구단이 아니라 9구단도 어렵다고 봤다. 일단 10구단을 창단하기로 결정한 이상, 우리 리틀 야구와 중·고교 야구부를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늘리는 게 우선이다. 일본은 고교팀만 해도 4000개가 넘지 않나. 외국인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선수 수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선 어린 선수들이 더 많이 나오는 게 급선무다.

②같은 맥락에서 팬들이 용납할 수 없는 경기력을 보여선 안 된다. 좋은 자원을 많이 발굴하고 팬들이 야구장을 많이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

①아무래도 선수수급이 가장 큰 문제이니, 기존 구단들이 어떻게 협조해주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또 새로 출발하는 구단이니, 야구장을 비롯한 시설들에 대한 투자가 잘 이뤄져야 한다.

②차근차근 기본부터 탄탄히 해서 내실을 다져야 한다. 모든 걸 너무 빨리 기존 팀과 똑같이 맞추려고 서두르면, 오히려 실패할 위험성이 더 크다. 여유를 갖고 준비해야 한다.


○하일성 전 KBO 사무총장

①자기 지역의 아마 야구를 얼마나 도울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어차피 야구장은 현대식으로 안 지을 수가 없다. 관중 동원도 어느 수준까지는 저절로 이뤄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 아마 야구 육성이 최우선이다.

②약속을 지켜야 한다. 막상 되고 난 다음에 오리발을 내미는 일은 피하자. 이행 약속을 확실히 받아야 하고, 감시를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김종 한양대 체육대학장 겸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①미시적으로는 경기장 확보가 필요하다. 경기장이 일단 갖춰져야 마케팅 활용이 가능하다. 거시적으로는 프로야구 전체 인프라 구축에 대한 약속이 필요할 것 같다. 또 10구단이 될 팀은 승률지향적이 아니라 수익지향적으로 가야 한다. 자립할 수 있는 야구단을 만들어 다른 구단에 새 모델을 제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②지자체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지자체장이 바뀌어도 20∼30년간 계속해서 공약 이행이 가능한가에 대한 약속을 해놔야 한다. NC와 창원시의 구장 건립 관련 마찰이 대표적인 예인데,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


○구경백 일구회 사무총장

①초기 자금이 1000억원 정도 들어가지 않겠나. 특히 프리에이전트(FA)와 외국인선수 영입 등 선수수급에 돈이 많이 든다. 현재까지 10구단 희망 기업들의 의지를 보면 초기 자금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 1군 진입 전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우리 야구 현실상 선수가 남아도는 것도 아니고, 100% 특혜를 줄 수도 없다. 좋은 지도자를 영입하고 좋은 선수들을 키워서 하루 빨리 자리를 잡아야 한다.

②의욕적으로 출발해 놓고서는 슬그머니 ‘시의회의 반대로 국고 예산이 반영이 안 된다’는 이유 등으로 투자 의욕이 꺾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현재 창원시의 문제로 야구장 사업이 정체돼 있는 상황 아닌가. 기업이든 지자체든 확고한 의지를 갖고 창단 때 한 약속을 지켜가야 한다.


○박충식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

①일단 선수협 입장에서 10구단 창단이 선수들의 권익을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신인 최저 연봉이 높아져야 하고, 여러 가지로 불합리한 FA 계약도 기간이나 인원 등 모든 면에서 수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2군에 가면 연봉이 깎이는 제도도 마찬가지다. 10구단이 이런 면들을 개선하는 데 힘을 보태줬으면 좋겠다.

②낡은 관습이나 열악한 야구장 시설을 답습해선 안 된다. 라커룸이나 펜스처럼 선수들을 위한 야구장 부대시설 등에 좀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 10구단의 경기력 향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다.


○양상문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①수원과 전북 모두 프로야구단이 흥행에서 성공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따라서 그 지역에 야구붐을 일으킬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 한 가지 바람은 나머지 구단들이 대승적 차원에서 10구단이 안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실력과 수준 차이가 너무 크면 프로야구의 질 자체가 하락할 수 있다. 신생구단은 역시 전력 보강에 힘을 써야 할 것이다.

②단기적인 안목으로 야구단을 운영해선 안 된다. 기업과 지역이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야구단을 꾸려가야 할 것이다.

정리|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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