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오 마이 캡틴…완장은 나이순이 아니다

입력 2013-01-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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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 종목 중 가장 개인기록이 세분화되어 있는 프로야구는 그 만큼 팀워크를 위해 주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올 시즌 각 팀의 캡틴은 베테랑과 젊은 주축 선수들로 양분되어 있다. 두산 홍성흔, 삼성 최형우(위쪽 왼쪽부터), NC 이호준, KIA 김상훈, 롯데 조성환, LG 이병규, 한화 김태균, 넥센 이택근, SK 박정권(아래쪽 왼쪽부터). 스포츠동아 DB

2013년 주장, 베테랑이거나 뉴페이스이거나…

팀 이끌고 쓴소리…통상 최고참이 맡아
두산 홍성흔·NC 이호준·LG 이병규 완장
KIA 김상훈·롯데 조성환은 두번째 캡틴

한화 김태균·넥센 이택근·삼성 최형우
책임감·리더십 인정 중고참 불구 완장
SK 박정권도 고참 제치고 2년째 캡틴


9개 구단이 새로운 시즌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선수들 모두 가슴속에 부푼 꿈을 안고 담금질에 한창이다. 이들 중에서도 유독 어깨가 무거운 선수들이 있다. 가장 앞에 서서 팀을 이끌어야하는 주장들이다. 2013년 각 구단 주장의 트렌드도 있다. ‘안정적인 베테랑을 선택하거나’와 ‘뉴 페이스를 앞세워 분위기 전환을 꾀하거나’다.


○베테랑이거나

주장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사이의 가교역할뿐 아니라 1군 엔트리에 속한 26명을 하나로 뭉치게 해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 팀 분위기를 좋게 끌고 가면서 필요할 때는 쓴 소리도 할 줄 알아야한다. 주로 연차가 높은 선수들이 완장을 차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 두산(홍성흔)과 NC(이호준), KIA(김상훈), 롯데(조성환), LG(이병규·9번) 5개 구단은 고참급 선수를 선수단 대표로 선출했다. 홍성흔은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를 통해 롯데에서 다시 친정팀 두산으로 돌아오자마자 캡틴이 됐다. 두산 김진욱 감독이 “덕아웃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줄 선수가 필요하다”고 힘을 실어준 덕분이다. 이호준(전 SK)도 NC가 주로 어린 선수들로 구성된 신생팀에서 중심을 잡아줄 선수로 FA시장에서 데려왔다. 김상훈과 조성환은 올해 다시 주장으로 뽑힌 사례다. 김상훈은 2011시즌 최희섭의 뒤를 이어 주장을 맡은 적이 있고, 조성환은 2010년까지 거인군단을 이끌었던 이력이 있다. 이병규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쌍둥이팀 주장직을 연임하게 됐다.


○뉴 페이스이거나

물론 주장이라고 반드시 최고참이 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책임감과 리더십이 있다면 연차를 떠나 누구든 완장을 찰 수 있다.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한 삼성은 올 시즌 주장으로 최형우를 선택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선수단 납회식에서 열린 주장 선임 투표에서 ‘선배’ 신명철을 제치고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진갑용, 강봉규 등 베테랑들이 팀을 이끌었던 과거와는 다른 행보다. 한화 김태균도 팀 내 중고참이지만 통솔력을 인정받아 선수단의 만장일치로 캡틴이 됐고, 넥센 이택근은 지난해 2군으로 내려간 강병식을 대신해 임시 주장직을 수행하다 올해 진짜 주장으로 선출했다. SK 박정권 역시 조인성, 박진만 등 고참 선수들이 즐비한 팀에서 2년째 주장을 맡게 됐다.

사실 주장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개인성적보다 팀 성적에 더 집중해야 하지만, 주전경쟁에서 살아남아야 또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 ‘밑져야 본전’인 자리라는 말도 있다. 그래도 각 구단 주장들은 팀의 기수로서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고, 팀워크의 중심에 주장이 있기 때문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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