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지자체와 프로야구단은 ‘공존의 운명’

입력 2013-02-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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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통한 행복 추구 공통 목표
박완수시장 NC 부지선정 독단 유감


통합창원시가 30일 진해 육군대학 부지를 NC의 새 홈구장 건립지로 확정해 발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육군대학 부지는 도저히 프로야구가 열릴 만한 장소가 아니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럼에도 창원시는 일방적인 밀어붙이기로 야구계는 물론 야구팬들을 아연실색케 만들고 있다. 심지어 창원 시민, 더 좁게는 진해 주민들조차도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만약 이곳에 야구장이 건설된다면 치명적 재앙이 될 가능성이 높다. NC는 물론 프로야구산업 전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 또 신축구장은 만성적자에 허덕일 게 뻔하다. 이럴 경우 혈세를 낭비한 데다, 향후 관리조차 힘든 애물단지로 전락한다. 차라리 진해에는 야구장을 짓지 않는 것이 프로야구는 물론 창원 시민들에게도 더 이익일지 모른다.

더욱 황당한 것은 창원시장과 시의원들의 안하무인격 태도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신축구장 부지 선정에 대해 ‘감 놔라 배 놔라’ 많은 말을 하고 있는데 대단히 유감스럽다. 적절치 못한 행태다”라며 “KBO는 우리 시의 상급기관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맞는 말이다. NC와 KBO는 창원시의 상급기관이 아니다. KBO가 창원시의 상급기관이었다면 창원시의 이런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애초부터 지켜보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창원시가 NC나 KBO의 상급기관일까. 창원시와 NC, 그리고 KBO는 한마디로 파트너다. 이미 한 배를 탔다. ‘프로야구를 통한 시민의 행복 추구’라는 목표를 향해 2인3각 경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협의도 없이 한쪽(창원시)에서 일방적 역주행으로 비틀걸음을 자초하고 있다.

창원시는 단순히 경기를 할 수 있는 야구장을 건설해준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접근성과 시장성을 고려해 프로야구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를 선정해야 옳다. 새 야구장은 창원 시민뿐 아니라 전국의 야구팬들이 가고 싶어 하는 창원의 랜드마크로 만들어야 한다. 내 돈이 아니라고 시장과 시의원들이 아무렇게나 혈세를 낭비해선 더더욱 곤란하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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