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코디에서 최병장 변신…연기자 최종훈 신고합니다!

입력 2013-02-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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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푸른거탑’에서 매사 불만이고 잔꾀에 능한 ‘말년병장’의 리얼한 연기로 여성팬들까지 사로잡은 최종훈. 말년병장의 ‘잇 아이템’인 방상내피를 입고 사진촬영에 임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tvN ‘푸른거탑’ 실감나는 말년병장 연기로 호평, 최종훈

12년 만에 재입대한 느낌…연기 위해 군 영화 섭렵
아내 덕에 연기자 꿈 이뤄…‘잘 하는 놈’ 되고 싶다
여성들도 환호? 실감나는 군대 이야기에 공감한 듯

“이런 젠장. 말년에 인터뷰라니! 대뇌의 전두엽을 자극하네.”

비장한 표정과 말투는 그대로였다.

웃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너무도 진지한 표정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 남성, 특히 군필자들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연기자 최종훈(34)의 모습이다. 그는 ‘군디컬드라마’로 불리는 케이블채널 tvN ‘푸른거탑’에서 제대를 앞둔 말년 최병장을 맛깔스럽게 연기하며 자신에게 쏟아지는 ‘핫’한 시선을 만끽하고 있다.

어느 부대에나 있을법한 최병장. 매사에 불만이 많고 잔꾀 부리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지만 실제 최종훈은 육군이 아닌 의경 출신이다. 이 캐릭터를 위해 특전사 출신인 친구에게 자문하고 군인 관련 영화를 섭렵했으며, 인터넷에서 육군에 대한 상식을 수집했다. 거짓이 아닌 진실된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스스로 노력한 셈이다.

“예비군도 끝났고 민방위 3년차인 내가…, 하하! 12년 만에 재입대한 느낌이다. 그냥 기분이 좋다. 만약 실제 재입대한다면 특전사, UDT에서 근무하고 싶다. 이왕 같은 기간이라면 20대 젊은 시절, 치열하게 고생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나를 혹사시키며. 하하!”

그는 “이런 말하면 욕하시겠지만”이라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며 “사실 병영생활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산골부대에서 눈도 치우고 하는데 나는 그러질 못해 아쉬움이 있다. ‘푸른거탑’으로 진짜 군 생활을 하는 것 같아 재밌다”며 웃었다.

최병장 얘기로 돌아오자 다시 혈기가 넘쳤다. 그는 자신을 보고 많은 남성 시청자들이 “우리 부대에도 최병장님 있었어요”라고, 어르신들은 “휴가 나왔냐”며 아는 척을 한다. 그렇다고 대다수 시청자가 남성인 것도 아니다. 어린이들도 “말년 병장 재밌어요”라고 말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여기에 여성 시청률도 높다.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손꼽히는 군대 이야기에 여성들은 왜 환호할까.

“보통 여자들은 군대 이야기를 술자리나 남자친구한테 듣지 않나. 물론 TV에서도 군대 얘기가 나오지만 이 정도로 실감나게 다루진 않았다. 주변에서 들어보면 남자친구한테 ‘진짜 저래?’라고 자주 묻는다고 한다. 여기저기서 들었던 얘기를 TV로 보면서 확인하는 느낌. 간접적인 공감이 여성들에게 어필한 것 같다.”

이제는 어엿한 연기자이지만 최종훈은 한때 ‘정준하 매니저’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치렀다. 예능 프로그램에 간간히 출연하며 연예인 못지않은 입담으로 인기를 끌었다. 영화 ‘가문의 부활’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 등에 단역으로 출연하면서 연기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정공법은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시작한 연기는 최종훈을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로 이끌었다. 결연한 각오로 매니저 일을 정리하고 지난해부터 연기자가 되기 위해 ‘올인’했다.

“지금도 저를 매니저로 아시는 분들이 많다. 오디션 보러 가면 ‘연기자 프로필을 가져와야지. 왜 개인 프로필을 내미느냐’고 말씀하신다. 자신감이 떨어지고 정체성 혼란을 겪으면서 그냥 연예계를 떠날 생각이었다. 어느날 아내가 ‘인생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묻자 정신이 바짝 들더라.”

2012년 매니저가 아닌 연기자로 다시 태어난 최종훈은 “지금 이렇게 인터뷰하는 자체가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지경이다”고 말했다.

“‘잘 하는 놈’이 되고 싶다. 이 역할은 ‘최종훈이 딱이야’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평생 연기하고 싶다. 그럼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 지금의 에너지와 열정이 사그라지지 않도록 더 치열하게 살겠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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