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 스페셜] 프로선수 28%가 월 200만원 받는다

입력 2013-02-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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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최저연봉, 이대로 괜찮은가?

월급 받아 장비까지 자비로 구입 일쑤
2400만원 하한…30년 새 고작 2배↑

여자농구도 최저연봉 25% 인상 추진
최고 인기 야구도 현실화 시급 지적도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최저연봉을 현재 24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25%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6일 WKBL 총회에서 이를 확정해 다음 시즌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프로야구의 최저연봉은 이대로 좋을까. 최고 인기에 걸맞게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프로야구 최저연봉 변천사

프로야구는 1982년 출범 당시 최저연봉 600만원으로 출발했다. 최저연봉은 600만원이었지만 초창기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하는 선수의 기본연봉은 사실상 1200만원이었다. 서울 시내 집 한 채를 살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30년이 지났지만 최저연봉은 사실상 딱 2배 올랐을 뿐이다.<표 참조> 그나마 2009년 최저연봉을 2000만원에서 2400만원으로 400만원 올린 것도 당시 야구인 출신 삼성 김응룡 사장(현 한화 감독)의 주장에 힘입은 바 크다.


○최저연봉 2400만원의 그늘

연봉 2400만원은 프로야구선수로서 품위 유지는커녕 생계를 걱정해야 할 수준이다. 야구는 특히 배트와 글러브 등 장비를 사는 데도 비용이 많이 든다. 스타급 선수들은 스폰서 업체의 협찬을 받지만, 2군 선수들은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선수단 숙소에 들어가지 못하는 선수는 월 평균 200만원 받아봤자 세금 떼고 방세 내면 장비 살 돈도 부족하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프로야구선수가 된 기쁨도 잠시. 부모에게 손을 벌려 용돈을 타서 써야 할 정도다. 올 시즌 9개 구단의 등록선수는 현재 총 539명(외국인선수 제외)인데, 그 중 무려 27.8%인 150명이 연봉 2400만원짜리 선수다. 정식선수로 등록되지 않은 신고선수를 제외한 숫자인 데도 이렇다.


○최고 인기스포츠 위상 걸맞은 현실화 필요

물론 프로야구는 선수단 규모가 다른 스포츠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프로농구는 팀당 15명 안팎에서 유지되고 있지만, 프로야구는 신고선수까지 포함하면 선수만 80∼100명을 보유한다. 최저연봉 기준선이 올라가면 선수단 전체 연봉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다. 또 신인 계약금이 없는 프로농구와는 연봉체계가 구조적으로 다르다고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신인이 아닌 2년차 이후 선수들을 놓고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구단들이 프리에이전트(FA)를 영입하는 데 수십억 원을 투자하면서도 최저연봉 몇 백만 원 인상하는 데 주저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WKBL은 이번에 최저연봉을 인상하면서 “모기업의 고졸신인 신입사원 연봉 등 여러 가지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프로야구도 생각해볼 대목이다. 갈수록 ‘부익부빈익빈’, ‘승자독식’ 현상이 심화돼 저연봉 선수들의 박탈감은 더 커지고 있다.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의 위상에 걸맞게 최저연봉 현실화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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