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 기자의 월드풋볼 엿보기] 유럽리그, 감독 국적따라 ‘보는 맛’ 제각각

입력 2013-03-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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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라리가, 감독 국적별 다른 전술 ‘재미 업’
분데스리가·세리에A, 자국 감독 선호 ‘색 뚜렷’


세계 최고 프로축구 리그는 어디일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등 유럽 4대 리그가 거론될 것 같다. 이들 리그는 쟁쟁한 스타와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의 선전 등으로 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보는 맛은 제각각이다. 리그마다 뚜렷한 색채가 있다. 사령탑 성향에 따른 차이가 아닐까 싶다.

먼저 다양한 패턴의 프리미어리그. ‘힘의 축구’만 구사하던 시절은 지났다. 파워, 기술, 패싱 등 팀마다 플레이 패턴이 다르다. 그래서일까. 다국적 감독 집결지로 통한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출신의 감독들이 활동 중이다. 오히려 잉글랜드 출신을 찾기 어렵다. 파듀(뉴캐슬), 앨러다이스(웨스트햄) 등 소수만 잉글랜드 인이다. 맨유 퍼거슨 감독은 스코틀랜드 출신이다. 첼시는 스페인 출신 베니테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아스널도 프랑스인 웽거, 맨시티는 이탈리아 태생 만치니가 이끈다. 자연히 ‘보는 맛’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프리메라리가도 ‘보는’ 즐거움을 주는데 역시 감독들의 국적이 고루 섞여있다. 단, 프리미어리그와 차이가 있다면 빌라노바(바르셀로나), 테예도르(발렌시아) 등 사령탑 절반가량이 스페인 국적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무리뉴(포르투갈·레알 마드리드), 페예그리니(칠레·말라가), 시메오네(아르헨티나·AT마드리드) 등 쟁쟁한 외국 감독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여기에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더 추가하자면 유독 남미출신이 많다는 점. 같은 언어권이란 특성을 무시할 수 없다. 대부분 남미 국가들은 스페인어를 쓰고 있어 소통에 지장이 없다는 게 강점이다.

반면 분데스리가와 세리에A는 조금 다르다. 강한 민족성에 걸맞게 벤치는 자국 감독들이 지키는 모습이다. 독일은 바이에른 뮌헨 정도가 외국 감독 수혈을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올 시즌은 독일인 하인케스가 지휘하지만 차기 시즌부터 스페인 출신 과르디올라가 이끌 예정이다. 나머지는 자국 감독을 선호한다. 세리에A도 라치오의 페트코비치(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감독 정도가 눈에 띄는 외국 사령탑일 뿐, 순혈주의 성향이 짙다. 강력한 팀 조직이나 빗장 수비 등 각자 전통의 색채가 뚜렷한 건 다 이유가 있다.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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