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일말’ 떠오르는 꽃소년, 이원근 “쑥스러움 많지만, 연애는 화끈”

입력 2013-05-03 09: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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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원근.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상큼한 꽃미소로 안방극장을 살살 녹이고 있는 배우 이원근을 만났다.

이원근은 현재 KBS 2TV 일일시트콤 ‘일말의 순정’에서 장난기 많은 매력남 최준영 역을 연기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 초반, 새벽 촬영을 마치고 잠을 푹 자지 못했다며 멍한 눈빛으로 느릿느릿 답변을 했지만, 곧 연기와 연애 이야기가 나오자 눈에 빛을 내기 시작했다.

“연기요? 상상 그 이상으로 너무 어려워요! 그런데 연기를 하며 하나씩 배워가는 희열이 굉장해요. 스스로 발전을 느끼고 입가에 미소가 띄어질 때, 그 기분이 정말 좋아요!”

그는 연기에 대한 열정만큼 연애에 있어서도 열정이 넘쳤다.

“연애요? 원래 성격은 쑥스러움이 많지만, 연애에 있어서는 안 그래요. 그 사람이 좋다면 이벤트든 뭐든 다해주죠. 좋아하는데 뭐가 문제예요! 너무 잘 해줘서 여자들이 질려하는 것 같아요.”

모델 출신답게 훤칠한 몸매와 매력적인 이목구비를 지닌 배우 이원근. 외모만 매력적인 줄 알았더니, 대화를 할수록 알토란같다. 매력 만점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연기하는 것 자체가 아직 겁이 나는 시기”


“아직 연기를 배우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해서 ‘일말의 순정’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을 때 겁이 났어요.”

이원근은 지난해 MBC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에서 운의 아역 역할을 맡으며 드라마 작품에 데뷔했다. 그리고 약 1년 만인 지난 2월 ‘일말의 순정’(이하 ‘일말’)에서 더욱 비중있는 역할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당시 ‘해품달’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여진구, 김유정, 이민호 등은 작품이 끝나고 바로 차기작을 찍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이원근에 조바심이 나거나 부럽지 않았느냐고 묻자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오히려 내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아 시간을 더 갖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일말’도 한창 연기를 배우던 중에 캐스팅 돼 무척 부담이 됐다”며 “지금은 처음보다 마음이 안정됐지만, 꾸준히 배우고 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특히 그는 장난 많고 활발한 극 중 최준영이 실제 성격과 많이 달라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제 실제 성격은 ‘해품달’ 운과 더 비슷해요. 목소리 톤은 낮고 말수도 적은 편이고요. 17세 고등학생의 천진난만함을 흉내라도 내보려고 하는데 아직도 고민이 많은 부분이에요.”

연기 발전을 위해 이원근이 촬영 현장에서 늘 소지하고 다니는 것은 연기 노트다.

“모니터링을 하다 보면 ‘저 부분은 저렇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하는 장면이 많이 보여요. 생각만 하면 까먹을 수도 있으니 꼭 적어두죠. 그러면 정말 10번 하던 실수가 7번, 5번으로 점점 줄어들어요. 그렇게 내 연기가 늘고 있는 과정을 보는 게 재미있어요.”


●“여자친구에 밀당 못해…좋은데 어떻게 참아요?”

이원근은 극 중에서 10대들의 발랄한 연애 소재를 연기한다. 여자친구인 고다비(조우리 분),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내온 정순정(지우 분), 순정을 좋아하는 오필독(오광석 분)과 미묘한 4각 관계를 형성한다.

이원근은 “감독님의 주문처럼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10대들의 귀여운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금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과도 무척 친해져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특히 이원근은 극 중 최준영이 연애에 있어 적극적인 면이 자신과 닮았다며 자신의 연애담을 공개하기도 했다.

배우 이원근.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극 중 여자친구인 고다비에게 각종 이벤트를 해줘요. 저도 실제로 여자친구에게 뭐든 해주는 성격이에요. 쑥스러움이 많기는 하지만, 좋은 데 뭐가 문제예요?”

하지만 그는 최준영처럼 어장관리를 하는 성격은 아니다. 오히려 여자친구들이 질려할 정도로 일편단심이라고. 과거 연애사를 묻자 그는 “휴…”라는 한숨과 함께 말을 쉽게 잇지 못했다.

“저는 어장관리를 절대 안 해요. 여자친구에게만 집중하죠. 과하지 않게 꾸준히 관심을 갖고 사랑을 표현해요. 그런데 받는 입장에서는 늘 받다 보니 질려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성격을 바꿔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생각처럼 안돼요. 좋은데 어떻게 참아요?”

이어 그는 “나의 적극적인 이벤트를 기쁘게 받아줄 여성이 이상형”이라고 덧붙였다.


●“이병헌 선배의 ‘자신감 잃지 말라’는 조언…점점 와 닿아”

“연기가 어렵게 느껴지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자신감을 잃으면 아무것도 못하게 되더라고요.”

이원근은 연기에 대한 고민을 조근조근 이야기해 나갔다. 연기를 하며 힘들 때는 주변의 선배들의 관심어린 조언이 큰 힘이 된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소속사 이병헌 선배가 데뷔 초반에 ‘자신감을 잃지 말라’고 조언해주셨어요. 사실 어느 업종에서나,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잖아요. 하지만 그 말의 깊은 뜻을 시간이 흐르며 점점 깨닫게 되더라고요.”

그는 연기를 배우고 작품을 해나가는 도중, 어느 순간 자신감을 잃은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구나. 헤쳐 나갈 수 없겠구나’라고 깨달았어요. 그리고 이병헌 선배의 조언이 딱 생각나면서 와 닿았어요. ‘정말 그냥 던진 말이 아니었구나’하고요.”

이원근은 함께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선배들의 한마디, 한마디도 새겨듣는다.

“아버지 역의 이재룡 선배님, 어머니 역의 도지원 선배님 등 모든 선배님들이 저희 어린 배우들에게 하나하나 신경 써주세요. 포인트 줘야 할 단어, 강약 조절 등을 말씀 해주세요. 이재룡 선배님은 멋있게 꼭 지나가며 넌지시 이야기해주세요. 저희가 부담스럽지 않게 리딩할 때나 촬영할 때 멀리서 지켜보고 체크해주시다가요.”

“또 선배들이 ‘연기에 대해 고민할 때 너무 깊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너희는 앞으로 더 많이 해나갈 거니까 차근차근 해나가면 된다’고 말씀하세요. 그 말도 와 닿고요. 관심 받고 있다는 자체로 무척 큰 힘이 돼요.”

배우로서 이원근의 꿈은 ‘노력의 결실이 보이는 배우’다.

“아직 발전해나가는 단계이니까요. 우선은 ‘저 친구 저만큼 노력했구나’라고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아이돌 욕심이요? 저 노래 정~말 못해요. 절대 절대 안돼요. 춤은 더 안돼요! 계속 연기만 열심히 할게요.”(웃음)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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