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그랜드 슬램이다! 박인비의 무한도전

입력 2013-06-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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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사진제공|IB월드와이드

■ 박인비, LPGA 메이저 2회 연속 우승컵


웨그먼스 챔피언십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
8년 만에 LPGA 메이저 2연승…시즌 4승

올해 4대 메이저 대회 석권 신화에 도전장
박인비 “작년 에비앙 우승도 해봤다” 의욕


“남은 목표는 그랜드 슬램이다.”

5월10일. 3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고 귀국했던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25·KB금융그룹)는 도착 직후 새로운 목표를 밝혔다. 그의 목표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박인비가 골프 역사상 누구도 이루지 못한 ‘그랜드 슬램’(Grand Slam)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박인비는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 로커스트힐 골프장(파72·6534야드)미국 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총상금 225만 달러) 최종일 경기에서 4라운드 합계 5언더파 283타를 적어내 ‘베테랑’ 카트리나 매슈(스코틀랜드)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세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했다.

4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그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 이어 2개 메이저 대회 연속 우승이다. 우승상금은 33만7500달러(약 3억7700만원)로, 박인비는 올 시즌 122만1827달러를 벌어 상금랭킹 1위를 굳게 지켰다. 2위는 수잔 페터슨(77만3785달러)이다.

올 시즌에만 4승째를 올린 박인비는 통산 7승을 기록했다. 메이저 대회 우승은 이번이 3번째다.

메이저 대회 3승은 박세리(5승)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가장 많다.

한국 선수의 메이저 연속 우승은 1998년 박세리 이후 15년 만이다. 당시 박세리는 4월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7월 US여자오픈까지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또한 박세리 이후 한국 선수가 LPGA 챔피언십을 우승한 건 박인비가 처음이다. 박세리는 이 대회에서 3차례(1998년, 2002년, 2006년) 우승했다.

LPGA 투어에서 단일 시즌 내 메이저대회 백투백 우승(연승)을 이룬 것은 2005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이후 8년 만이다. 소렌스탐은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LPGA 챔피언십에서 연속 우승했다.



● 그랜드 슬램 달성할까?

이제 관심은 박인비가 남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해 그랜드 슬래머가 될 수 있을지에 쏠린다. 골프 역사상 그랜드 슬램을 이룬 선수는 아무도 없다.

그랜드 슬램은 1년 동안 개최되는 4개의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것을 의미한다. LPGA 투어의 4대 메이저 대회는 나비스코 챔피언십, L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 브리티시오픈으로 구성됐다. 올해부터 에비앙 마스터스가 추가돼 5개 메이저 대회가 열린다. 그랜드 슬래머가 되기 위해선 3개의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해야 하지만 통상 4대 메이저를 기준으로 그랜드 슬램을 적용하고 있어 US여자오픈과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만으로도 그랜드 슬래머로 인정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골프 역사에서 그랜드 슬램에 가장 근접한 선수는 ‘전설’ 보비 존스(미국)다. 그는 1930년 4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했다. 그러나 당시는 지금과 대회가 달랐다. US아마추어 선수권과 US오픈, 브리티시 아마추어 선수권, 브리티시 오픈이 메이저 대회로 분류됐다. 지금의 4대 메이저(마스터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로 바뀐 뒤 그랜드 슬램에 성공한 선수는 없다. 마스터스는 1928년 보비 존스가 은퇴 후 1934년 창설한 대회다.

보비 존스 이후로는 타이거 우즈(미국)가 그랜드 슬램에 가장 가까이 갔다. 메이저 14승을 기록 중인 우즈는 2000년 US오픈을 시작으로 브리티시오픈, PGA 챔피언십 그리고 2001년 마스터스까지 2년에 걸려 4개 메이저 대회를 연속 우승했다. 그랜드 슬램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타이거 슬램’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그랜드 슬램은 아니지만 시즌에 상관없이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자는 LPGA 투어에서만 6명(남자는 벤호건, 타이거 우즈 등 5명)이다. 루이스 석스(1957년), 미키 라이트(1962년), 팻 브래들리(1986년), 줄리 잉스터(1999년), 카리 웹(2001년), 안니카 소렌스탐(2003년) 등이 커리어 그랜드 슬래머다.

박세리는 LPGA 챔피언십과 브리티시 여자오픈,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지만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이 없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이루지 못했다.

박인비는 경기 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나는 지난해 에비앙을 우승했다. 내겐 무척 편안한 장소다”라며 그랜드슬램을 향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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