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눈 뜬 이승화 ‘13년 노력’ 꽃피나

입력 2013-06-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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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화. 스포츠동아DB

■ 12경기 타율 0.275 ‘반전의 주인공’

프로 13년차 ‘노력파’ 이제서야 주목
거듭된 좌절에도 2군서 착실히 훈련
외야수비능력은 프로야구 최고 수준


롯데에서 외야수 이승화(31)는 ‘트레이드 절대불가’ 선수에 속한다. ‘야구를 잘해서’가 아니라 ‘다른 팀에 가면 잘할 것 같아서’가 그 이유였다. 이승화의 외야 수비를 보면 롯데의 심정도 이해가 간다. 빠른 발, 어깨 등 수비능력은 프로야구 최고 수준이다.

현역 외야 수비에서 으뜸이라 할 롯데 손아섭(25)조차 “나는 승화 형에 비하면 아직 부족하다”고 실토할 정도다. 요즘 롯데 경기에서 나오는 이승화의 ‘매직 캐치’를 보면, 거의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수비 범위와 신기의 포구 능력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게다가 인터넷으로 ‘이승화’를 검색하면 자동으로 ‘이승화 손’이 나올 정도로, 굳은살이 손바닥 곳곳에 새겨져있는 근성의 노력파다. 야구를 하며 두 차례나 수술을 받은 무릎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 겨울부터 12kg을 감량한 에피소드도 그의 독기를 말해주는 사례다.

이 때문에 롯데에 부임하는 지도자라면 이승화의 재능을 알아보고 키워보려고 노력한다. 강병철 전 감독, 로이스터 전 감독, 양승호 전 감독 등이 모두 그랬다.

그럼에도 이승화가 2001년 프로 데뷔 이후 단 한 시즌도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한 사실은 아이러니다. 강병철 전 감독 시절이었던 2007년 타율 0.301을 기록하며 1번타자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순항하던 6월 왼 손등 골절상을 입고 시즌을 접어야 했다.

로이스터 전 감독도 수비 능력을 높이 평가해 대수비와 대주자 요원으로 기용했다. 심지어 정규시즌은 2군에 뒀다가 포스트시즌에는 수비강화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 넣은 적도 있을 정도였다.

양승호 전 감독은 2011년 아예 시즌 개막부터 붙박이 선발로 ‘묻지마 중용’을 해줬다. 그러나 결과는 개막 후 22타수 무안타였다. 2군으로 밀려났고, 무릎까지 다쳐 기회는 멀어져갔다. 신은 이승화에게 모든 것을 줬지만, 유일하게 ‘자신감’을 주지 않았다. 내성적 성격은 이승화의 방망이 재능을 감소시켰다.

그러나 이승화는 거듭된 좌절에도 포기하지 않았고, 서른을 넘긴 나이에도 김해 상동 2군훈련장에서 착실히 준비를 했다. 그러다 2013년 예기치 않은 반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김문호가 5월 26일 목동 넥센전에서 발목을 다치자, 김시진 감독은 이승화를 대안으로 찍었다. 이승화는 이후 12경기에서 타율 0.275, 6타점, 9득점을 올리며 롯데의 상승반전을 이끌었다.

노력형 선수를 좋아하는 박흥식 타격코치는 “내년부터 이승화를 붙잡고 키워보겠다”고 밝혔다. 부산 수영초등학교에서 함께 야구를 했던 이대호(오릭스), 추신수(신시내티)와 1982년생 동기인 이승화의 전성기는 이제부터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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