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천적 샌프란시스코에 막힌 류현진, 7승 실패

입력 2013-06-25 19:50:14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LA 다저스 류현진. 동아닷컴DB

류현진 하이라이트… 최근 4경기 연속 무승

류현진(26)이 또 다시 천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벽을 넘지 못하고 시즌 7승 달성에 실패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11경기에서 6승이나 거둬 전반기에만 두자릿 수 승리가 충분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생애 첫 완봉승을 거둔 5월 29일(한국시간) LA 에인절스전 이후 4경기 연속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25일 최대 라이벌 샌프란스시코 자이언츠에게 두 번이나 당했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끝내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일발 장타보다는 짧게 끊어치는 타법을 구사하는 자이언츠 타선에 이날도 8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 시즌 자이언츠전에서 19.1이닝을 던져 무려 26개의 안타를 내준 것.

자이언츠의 브루스 보치 감독은 평소와는 다른 변칙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 온 파블로 산도발을 5번으로 돌리는 대신 버스터 포지를 3번, 류현진의 천적 헌터 펜스를 4번으로 중용했다. 비록 많은 상대 전적은 아니지만 류현진을 상대로 5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호아킨 아리아스를 6번, 안드레스 토레스를 7번에 배치시켰다.

6.2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킨 류현진은 고의사구 1개를 포함해 볼넷을 4개나 내줄 정도로 신중한 피칭을 했다. 삼진 2개는 모두 상대 투수 매디슨 범가너를 상대로 잡아낸 것으로 자이언츠 타자들은 유인구에 쉽게 방망이를 내지 않았다.

1회말 야시엘 푸이그의 솔로 홈런으로 잡은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2회 선두로 나선 헌터 펜스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후 투아웃을 잘 잡았지만 토레스에게 좌측 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를 허용해 고개를 떨궜다.

3회 2사 1루에서 다시 만난 펜스를 상대로 류현진은 도망가는 피칭을 하다 볼넷을 내줬고, 산도발의 빗맞은 타구가 3루쪽 내야 안타로 연결돼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이 상황에서 류현진에게 행운이 따랐다. 선발 유격수로 출전했던 아리아스가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좌타자 브랜든 크로포드가 타석에 들어선 것. 류현진은 슬라이더로 크로포드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한 숨을 돌렸다.

두 번째 만루 위기는 5회에 찾아왔다. 1사 후 포지를 볼넷으로 내보내 화를 자초한 류현진은 펜스에게 또 다시 좌전안타를 맞았다. 이로써 헌터와의 통산 전적은 8타수 6안타(0.750). 산도발의 중견수쪽 라인드라이브 안타에 포지가 홈으로 쇄도하려 했으나 3루 베이스를 밟으며 중심을 잃고 쓰러진 것도 류현진에게는 행운이었다. 1사 만루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류현진은 만만한 상대 크로포드를 투수 앞 땅볼로 유도한 후 침착하게 홈으로 볼을 던졌고, 포수 A J 엘리스가 1루로 송구해 병살을 완성시켰다. 위기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류현진의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에 4만여 다저스 팬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자이언츠의 선발로 출전한 매디슨 범가너는 최고 95마일의 강속구를 앞세워 다저스 타자들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푸이그에게 불의의 홈런을 맞은 후 16명의 타자를 연속으로 범타 처리하는 괴력을 보였다. 다저스의 두 번째 안타는 6회 2사 후 나왔다. 이번에도 역시 푸이그가 해냈다. 1, 2루 사이를 관통하는 우전 안타를 때려낸 것.

그나마 류현진의 호투를 앞세워 3-1로 승리한 다저스는 올 시즌 두 번째로 3연승의 기쁨을 누렸다.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지만 또 다시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한 류현진은 현재 스케줄대로라면 오는 7월6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원정경기로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치르게 된다. 과연 류현진이 '3전 4기'만에 숙적 자이언츠와의 악연을 끊을 수 있을 지 궁금해진다.

다저스타디움=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