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배구가 2013 월드리그 잔류의 불씨를 가까스로 살렸다.
한국은 7일(한국시간) 포르투갈 기마랑이스에서 열린 2013 월드리그 대륙간리그 C조 9차전에서 전광인(29점)과 서재덕(17점)의 맹활약을 앞세워 포르투갈을 세트스코어 3-1(25-18, 22-25, 25-23, 25-21)로 꺾었다. 6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난 한국은 귀중한 승점 3점을 보태 승점 10(3승6패)으로 조 5위가 됐다.
이날 네덜란드에 패할 것으로 봤던 핀란드가 예상을 깨고 3-1로 승리하면서 내년도 월드리그 잔류싸움은 오리무중이 됐다. C조 하위 두 팀은 내년도 월드리그 예선으로 떨어진다.
네덜란드와 캐나다를 제외한 4팀이 피 말리는 순위경쟁에 들어갔다.
모든 경기를 마친 3위 핀란드(4승6패 승점 12점)를 비롯해 4위 포르투갈(4승5패 승점 11점), 5위 한국(3승6패 승점 10점), 6위 일본(3승6패 승점 8점) 등이 최종전 결과에 따라 울고 웃을 전망이다.
오랜만에 터진 좌우 쌍포의 화력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이번 월드리그에서 한국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는 레프트 전광인이 29점을 쓸어 담은 가운데 성균관대 선배 서재덕이 고비마다 17점을 지원사격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전광인은 템포 빠른 스파이크와 상대 블로커의 손끝을 이용하는 공격으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1세트를 25-18로 따내며 기선 제압에 성공한 한국은 2세트에서 실수가 많아지며 22-25로 세트를 내줬다. 월드리그 잔류가 걸린 중요한 고비는 3세트였다.
승부는 3세트 후반에 갈렸다. 23-22에서 전광인의 과감한 파이프공격으로 24점째를 만든 한국은 라이트 서재덕의 C퀵으로 세트를 따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4세트에서 세터 한선수의 토스워크가 전광인~서재덕으로 집중되며 경기를 끝냈다. 전광인과 서재덕은 20점 이후 집중력을 뽐냈다. 서재덕은 서브에이스 하나와 백어택으로 2점을, 전광인은 매치 포인트를 비롯해 나머지 3점을 모두 뽑아내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박기원 감독은 "선수들이 투지와 집중력을 발휘해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내일 최종전에서 반드시 승점 3점을 보태 월드리그 잔류 목표를 달성 하겠다"고 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