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 FA' 이호준과 김광림 코치의 ‘찰떡궁합’

입력 2013-07-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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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호준-김광림 코치(오른쪽). 스포츠동아DB

26일 마산 KIA전을 앞두고 토스배팅 훈련 중인 이호준(37)에게 ‘요즘 활약이 보기 좋다’는 말을 건네자 이호준은 볼을 던져주던 김광림 타격코치를 살며시 돌아보며 “다 코치님 덕분이죠. 딴 것은 전혀 없어요”라고 했다. 이에 김 코치는 미소를 지으며 “너랑 마산의 기(氣)가 맞는 것뿐이야”라며 받아쳤다.

1976년생인 이호준은 지난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뒤 신생팀 NC의 부름을 받았다. 좋은 대우를 받고 마산에 왔지만, 신생팀의 맏형으로서 적잖은 부담감을 떠안았다. 게다가 주장이란 중책까지 맡았다. 프로 17년차, 올해처럼 어깨가 무거운 적이 없었다.

4월 한때, 1할대 타율까지 추락하며 고전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 그때 이호준을 불러 실내훈련장에서 ‘손바닥이 다 벗겨지도록’ 500개 볼을 때리게 하며 무너진 밸런스를 찾아준 이가 바로 김 코치였다. 요즘도 가끔 김 코치는 이호준이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땐 ‘다시 실내훈련장 갈래?’라고 협박(?)을 하기도 하지만, 이호준은 이내 곧 제자리를 찾곤 한다.

‘실내훈련장 500개 특훈’은 김 코치와 이호준의 ‘찰떡궁합’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예. 이호준은 짬이 날 때마다 “올 시즌 활약은 김 코치님 덕분”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마산에서 든든한 후원자를 만난 이호준은 서른일곱 나이에 ‘모범 FA’라는 기분 좋은 별명을 얻으며 신생팀 NC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코치는 팀의 맏형으로서 후배들에게 멘토 역할을 해 주는 이호준을 누구보다 칭찬하며 고마워하기도 한다.

26일 게임에서도 이호준의 진가는 또 한번 힘을 발휘됐다. 1-3으로 뒤진 5회 2사 1·2루에서 상대 선발 임준섭의 커브를 걷어 올려 왼쪽 펜스를 넘기는 역전 3점포를 터뜨렸다. 비록 9회초 동점을 허용하면서 결승홈런으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상대에게 기울었던 승기를 단번에 가져오는 의미 있는 한방이었다. NC는 결국 이호준의 홈런을 발판 삼아 9회말 모창민의 끝내기안타로 후반기 3연패이자 최근 5연패의 사슬을 끊게 됐다.

26일까지 이호준의 성적은 타율 0.280에 11홈런 60타점. 무엇보다 허리가 좋지 않았던 23일 대구 삼성전, 딱 한 경기를 제외하곤 26일까지 팀이 치른 80경기 중 79경기에 4번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빼어난 성적뿐만 아니라 치열한 자기관리 없이는 불가능한 기록이다.

제자는 스승을 잘 만나야 한다. 스승도 좋은 제자를 만나면 더 큰 보람을 얻는다. 뒤늦게 인연을 만들어가고 있는 이호준과 김 코치의 관계가 딱 그렇다.

마산|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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