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효진-김소연-문채원-이요원-문근영(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SBS·MBC·KBS·동아닷컴DB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 속 여주인공들을 살펴보면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의 청순가련형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하나같이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데다 진취적이다.
수목드라마 1위 굳히기에 나선 SBS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 공효진은 독특한 정신세계를 지닌 ‘음침녀’로, 그동안 드라마에서는 보지 못했던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공효진이 연기 중인 태공실 역은 사고로 귀신을 보게 된 후 현실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캐릭터다.
어눌한 말투에 늘 지쳐 보이는 다크서클이 우울함을 더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귀신들의 원한을 풀어주며 영혼을 달래는 모습에서 새로운 ‘공블리’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공효진은 “한국 드라마의 여주인공은 비슷한 캐릭터가 많았다. 이번 캐릭터는 어떤 일이 있어도 밝은 성격을 유지했던 캐릭터들과 다르다”며 “귀신이 보이고 음침하며 외로운 인물로 사랑받을 수 없는 캐릭터라는 게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주군의 태양’의 뒤를 바짝 쫒고 있는 MBC ‘투윅스’에는 열혈 검사 김소연이 있다. 김소연은 ‘투윅스’에서 영리하고 정의감이 넘치는 검사 박재경을 연기 중이다.
김소연이 “남자 주인공인 이준기, 류수영과 러브 라인이 없어 아쉽다”고 말할 정도로 기존의 여주인공 캐릭터와는 다르다. 냉혈한 여검사의 캐릭터를 위해 여성성을 버리고 짧은 숏커트에 매니시한 룩을 선보이며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월화드라마 역시 씩씩한 여자 주인공들이 극의 중심을 이끌고 있다.
MBC ‘불의 여신 정이’의 여주인공 문근영은 사기장을 꿈꾸는 유정 역을 맡아 고난에도 굴하지 않는 씩씩한 모습으로 사랑받고 있다. 호기심으로 똘똘 뭉쳐 자신의 삶에 당당한 캐릭터로 성장 중이다.
이요원은 SBS ‘황금의 제국’에서 요동치는 기업을 손아귀에 쥐려는 야심찬 재벌가의 여인 서윤 역으로 기존의 청순가련 이미지를 벗고 카리스마 강한 캐릭터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1회 만에 월화극 1위에 오른 KBS 2TV ‘굿 닥터’의 문채원은 털털한 여의사로 남자 못지않은 터프함을 과시 중이다.
문채원은 ‘굿 닥터’에서 미모와 털털한 성격에다 사명감이 강한 소아외과 펠로우(전임의) 2년차 차윤서 역을 연기 중이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터프한 성격의 소유자로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레지던트 주원이 곤경에 처할 때마다 나타나 도와준다.
그동안 여러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의 곁을 지켜주는 ‘키다리 아저씨’와 같은 캐릭터를 ‘굿 닥터’에서는 문채원이 맡고 있다.
문채원은 극중 진취적인 성격의 여주인공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대해 “여성들의 사회 활동이 늘어났고 문화적 주 소비층 역시 여성이 많다. 그래서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 역시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드라마 속에서 여성이 주체적으로 그려지는 것은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