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단단해진 허리…공격조합 여전히 숙제”

입력 2013-10-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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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스포츠동아DB

■ 브라질전 홍명보호 성적표

전방부터 상대 압박·볼 이동방향 판단 훌륭
답답한 공격진…3번의 포지션 변화 수포로


12일 브라질과 평가전을 치른 홍명보호의 성적표를 단적으로 표현하면 ‘수비는 합격, 공격은 불합격’이다. 브라질이 정예멤버로 나섰음을 감안하면 0-2 패배가 나쁜 성적표는 아니다. 브라질 스콜라리 감독도 “한국은 우수한 팀이다. 특히 막판 20분 간 한국 실력에 많이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표팀 홍명보 감독도 “2실점 했지만 충분히 우리 역할은 했다. 선수들도 브라질전을 통해 자신감을 많이 얻었을 것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최전방부터 압박 주효

브라질은 6월 이후 4차례 평가전에서 스위스에 0-1로 진 것을 제외하고는 스페인(3-0), 호주(6-0), 포르투갈(3-1)을 상대로 많은 골을 넣었다. 브라질의 막강 공격력을 2실점으로 막았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최전방부터 압박이 잘 이뤄진 덕분이다. 김학범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우리는 4-2-3-1이라기보다 4-4-2 형태였는데 3선 라인의 형성이 괜찮았다. 또 공격수들의 수비가담이 가장 필요한 부분인데, 그게 잘 이뤄졌다”고 평했다. 박태하 스포츠동아 해설위원도 “공격수들이 상대를 잘 압박했고 볼의 이동 방향을 판단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이런 수비 의식이 좋았다”고 비슷한 평가를 했다.

후반 초중반 밸런스가 흐트러지기도 했다. 김 위원은 “전반과 같은 압박과 움직임을 90분 내내 가져갈 수는 없다. 후반 들어 간격이 벌어지면서 상대에게 공간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럴 때 어떻게 대응해야하는 지가 과제다”고 지적했다.

오스카에게 두 번째 골을 내줄 때는 수비수들의 판단이 옥에 티였다. 박 위원은 “마지막 오스카에게 볼이 갔을 때 중앙수비수가 나가야할지 들어와야할지 순간 결정하는 게 좋지 못했다. 홍정호, 김영권은 나이에 비해 경험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이런 점은 보완해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 답답한 공격은 여전

공격은 도돌이표다. 여전히 답답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해답을 찾기 위해 많은 변화를 줬지만 결국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렇다할 득점 기회도 없었다. 브라질 수비가 강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국의 공격 조합은 신통치 못했다.

홍 감독은 전반에 지동원-구자철을 투 톱 형태로 세웠다. 후반에 이근호, 손흥민, 고요한, 윤일록 등이 차례로 투입되면서 최전방은 이근호-김보경, 이근호-이청용, 이근호-윤일록 콤비로 변했다. 이들은 좌우 측면 날개와 수시로 위치를 교체했지만 브라질 수비를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홍 감독이 안고 있는 가장 큰 숙제인 최전방공격수 부재가 또 도드라졌다. 김 위원은 “최전방에서 볼을 키핑해주고 기다려주고 내주는 플레이가 전혀 안 됐다”고 꼬집었다. 박 위원도 “기성용이 들어가면서 중원에서 전방으로 연결하는 부분은 확실히 좋아졌다. 기성용이 구자철, 김보경, 이청용 등과 호흡이 잘 맞는 만큼 앞으로가 더 기대 된다”면서도 “지동원의 감각이 떨어져 있고, 구자철도 원래 포지션이 아니라 스트라이커 역할에 대한 확신이 아직 없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 말리전, 큰 변화 없다

15일 말리와 평가전을 갖는다. 브라질전과 비교해 출전멤버에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홍 감독은 13일 파주NFC에서 회복훈련을 마친 뒤 “많이 바뀌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최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상대를 압박하고 밸런스를 유지하는 기조는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말리 수비를 한국 공격진이 어떻게 공략할 것이냐다. 홍 감독은 “브라질이 워낙 이슈가 돼 말리가 가려졌지만 말리 역시 체격조건이 좋은 아프리카 팀이다. 공격적인 측면을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며 “지동원은 지난 달 소집 때에 비해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동원-구자철 최전방 콤비가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파주|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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