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유→환호’ 기성용의 중원 장악력 합격점

입력 2013-10-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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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스포츠동아DB

■ ‘SNS 논란’ 기성용 기량은 어땠나?

오랜만에 합류했으나 기량은 예전과 변함없었다.

기성용(24·선덜랜드)은 12일 브라질과 평가전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풀타임 뛰었다. 6개월여 만의 태극마크. 녹슬지 않은 경기력으로 그의 가치를 입증했다. 공수 안정은 물론이고 적절한 패스로 대표팀 중원에 큰 힘을 보탰다. 쏟아졌던 팬들의 야유를 환호로 뒤집었다. 물론 팬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했다. 경기 내내 야유가 그칠 줄 몰랐다.

경기 시작 전 전광판을 통해 기성용의 선발이 알려졌다. 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반기는 함성이 쏟아졌으나 만만치 않은 야유도 이어졌다. 경기 중에도 다르지 않았다. 공을 가지고 있을 때나 슈팅을 할 때도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환호와 야유가 뒤섞였다.

기성용은 7월 초 SNS계정을 통해 최강희 전 대표팀 감독을 조롱해 팬들의 질타를 들어야 했다. 홍명보 감독은 부정적인 여론에도 대표팀 명단에 기성용을 넣었다. 9월 크로아티아 및 아이티전에서 미드필더진의 경기조율 능력이 아쉬웠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귀국 직후 2차례 인터뷰를 통해 최 감독과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특히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홍 감독 부임 후 첫 합류에 조심스런 태도도 보였다. 그는 “팀 분위기와 호흡에서 빨리 익숙해져야 한다. 부담보다는 최선을 다해 브라질전에 나서겠다” 밝혔다.

홍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안정적인 공수 밸런스를 유지하며 수비의 저지선과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수치상으로 브라질 선수들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경기 분석업체 비주얼스포츠가 13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기성용은 36번의 패스를 성공시켰고, 94.4%의 놀라운 성공률을 보였다.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패스를 했다. 같은 포지션에서 뛴 파울리뉴(33번·90.9%), 구스타보(23번·87%)와 대등한 모습을 보여줬다.

기성용이 가세한 중원은 공격으로의 패스 전개도 매끄러웠다. 크로아티아전보다 나은 성공률을 자랑했다. 64.2%로 크로아티아전의 59.6%보다 5% 가량 향상됐다. 문전에서 전개되는 마무리 패스가 아쉬웠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부터 이어지는 과정은 나쁘지 않았다. 한국의 점유율이 36대 64로 크게 밀렸던 상황을 감안하면 기성용의 활약은 눈부셨다.

브라질 선수들도 기성용의 활약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경기 전부터 기성용을 경계 대상으로 꼽았던 오스카(첼시)는 “기성용(16번)이 인상적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같이 뛰어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구스타보도 “한국 선수들의 투지에 놀랐다. 기성용의 기량(퀄러티)에 놀랐다”고 평가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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