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근-탁재훈-토니안-앤디(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스포츠동아DB·채널A·TN엔터테인먼트·동아닷컴DB
‘우연은 우연일 뿐, 오해하지 말자!’
아니나 다를까, 올해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매년 이맘 때 연예계에 각종 대형 사건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생겨난 ‘11월 괴담’ 말이다.
이수근 탁재훈 토니안 앤디 붐 등 유명 연예인들이 줄줄이 불법 도박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11일 알려지면서 ‘11월 괴담설’이 또 다시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검찰은 해당 연예인들의 불법 도박과 관련해 이미 8월부터 내사(스포츠동아 2013년 8월15일자 및 10월23일자 단독보도)를 벌여왔다. 우연찮게 조사를 마무리한 시기가 ‘11월’일 뿐인데 호사가들은 이를 두고 ‘11월 괴담’이라고 호들갑을 떤다. 여기에 가수 에일리의 ‘누드 논란’까지 벌어지면서 ‘괴담’은 더욱 현실감 있게 들려오기까지 한다.
과연 연예계 ‘11월 괴담’은 존재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No!”다. 11월에 세상을 떠난 스타들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언젠가부터 ‘11월 괴담설’이 퍼지기 시작했지만 실체도, 근거도 없다. 단순히 여러 사건의 발생 시기가 겹쳤고, 이를 11월이라는 단어에 ‘끼워 맞추기’식으로 포장한 것이니 말이다.
정작 연예계의 사건사고는 사회 각 부문과 마찬가지로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난다. 특히 올해에는 연초부터 유난히 이혼, 도박, 프로포폴, 성폭행, 음주운전, 사망사건 등 불미스러운 일이 자주 발생했다. 실제로 지난해 한 연예정보프로그램은 해마다 일어난 사건을 월별로 종합한 결과 ‘3월에 가장 많았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11월 괴담’은 전혀 근거가 없다.
그러니 이젠 더 이상 ‘11월 괴담’을 말하지 말자.
물론 사건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최선이겠지만 연예계도 사람 사는 곳이어서 크고 작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현상을 왜곡해 해석하고, 또 우연을 가장해 이를 확대재생산해 마치 연예계를 무수한 사건사고의 중심으로 보는 시선은 사라져야 한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