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김세진의 트레이드 얘기에 신치용 “현금 줄 테니 선수 다오”

입력 2013-11-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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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치용 감독-김세진 감독. 스포츠동아DB

첫 사제 대결 후 술자리서 서로 제안 주고받아

10일 벌어진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과 러시앤캐시 김세진 감독의 술자리 담화에 또 다른 내용이 드러났다. 12일 김세진 감독의 버전으로 들었던 첫 사제대결 이후의 밤에 대한 다른 얘기다. 두 감독이 만나 소주 6병을 먹은 사실은 같다. 이후 얘기는 달랐다. 14일 수원에서 신 감독이 그날의 기억을 더듬었다.

신 감독에 따르면 김 감독이 먼저 “감독님 선수 달라고 안 하세요”라며 트레이드 얘기를 꺼냈다고 한다. 선수자원이 모자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하루 4차례 훈련을 한다는 신 감독은 내심 바라던 바였지만 대신 내줄 선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게다가 필요한 레프트 자원은 1라운드에 다 뽑아가 이번 시즌은 트레이드조차 안 되는 상황. 신 감독은 “모두가 탐나지만 지금 줄 선수가 없다. 이번 시즌 뒤 돈으로 왕창 해결하자”며 현금트레이드를 역으로 제안했다.

신 감독은 한술 더 떠 러시앤캐시가 탐낼만한 제안을 했다. 내년이면 삼성화재를 떠난 지 2년이 되는 슈퍼용병 가빈에 대한 권리를 거론했다. “너희 팀이 데려가서 잘 해봐라”고 했다. 가빈은 올 시즌이 끝나면 삼성화재를 제외한 모든 팀들이 노리는 최대어다. 문제는 삼성화재의 결심. 레오와 완전 이적으로 계약을 맺은 신 감독이 가빈의 거취를 결정할 수 있다. 만일 레오를 해외의 다른 팀으로 임대 보내고 가빈을 다시 삼성화재로 불러들일 경우 다른 팀은 입맛만 다실 수밖에 없다. 신 감독은 “내년에 박철우도 군대를 가야하는데 그렇게 되면 우리도 라이트가 없다. 생각을 잘 해봐야 한다”며 가빈과 레오 두 장의 에이스 카드를 든 갑의 입장을 은근히 즐겼다.

그동안 다른 팀으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아 선수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삼성화재는 러시앤캐시와 사이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원하는 선수를 찾아낼 방법이 생겼다. 제자 팀과의 밀월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수원|김종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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