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오른쪽)과 채태인이 14일 대만 도류구장에서 열린 2013 아시아시리즈 대비 공식훈련에 앞서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적어도 2020년까지는 올림픽에서 야구를 볼 수 없다. 야구는 9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확정된 2020도쿄올림픽 종목 28개에 또 다시 포함되지 못했다. 한국이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딴 금메달은 여전히 마지막 올림픽 야구 금메달로 남아 있다.
야구가 올림픽에서 찬밥 신세가 된 것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미지근한 대처 탓이 크다. IOC는 2005년 총회 당시 야구의 퇴출을 결정하면서 “야구가 다시 올림픽 정식종목이 되기 위해선 메이저리거들이 참가하고, 경기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올림픽 때문에 리그를 중단할 수는 없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최정예 프로선수들을 올림픽에 내보내는 한국, 일본과 달리 미국은 마이너리거들로 대표팀을 꾸려왔다. 국제야구연맹(IBAF)이 올림픽을 위해 국제소프트볼연맹(ISF)과 통합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을 창설했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변화 없이는 무용지물이었다.
물론 야구도 올림픽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의 세계화를 위해 끊임없이 자구책을 마련해왔다. 우선 메이저리그 주도로 4년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개최된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각자 고국 대표 자격으로 참가한다. 아시아권에선 한국, 일본, 대만 등의 프로 챔피언이 나서는 아시아시리즈가 2005년부터 열리고 있다.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이 출전하는 2013 아시아시리즈는 대만 타이중에서 15일부터 20일까지 펼쳐진다.
그러나 아직은 흥행성이나 화제성에서 올림픽만큼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기에는 역부족이다. 각국 리그의 개막 직전인 3월에 열리는 WBC와 포스트시즌이 모두 종료된 뒤 벌어지는 아시아시리즈는 개최시기부터 딜레마다. WBC에 참가한 메이저리거들의 경기력이 시즌보다 현저히 떨어지고, 각국 우승팀의 주전 상당수가 부상과 피로누적을 이유로 아시아시리즈에 불참하는 배경이다.
그렇다고 올림픽이라는 커다란 통로가 막혀버린 야구로선 국제교류의 장을 마냥 포기할 수도 없다. 올림픽에서 볼 수 없는 종목, 그렇지만 세계화의 숙제는 여전히 떠안고 있는 야구. 과연 해법은 무엇일까.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