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빠져도 새 이가 돋는 두산

이종욱 →민병헌·정수빈…손시헌→김재호…최준석→오재일

베테랑 FA 선수들 대체자원 충분 ‘화수분 야구의 힘’

두산의 선택은 이별이었다. 두산은 프리에이전트(FA) 우선협상기간 마지막 날인 16일 계약 대상자인 이종욱-손시헌-최준석과 모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두산과 계약이 결렬된 이종욱과 손시헌은 17일 나란히 NC와 FA 계약을 했다. 이종욱의 계약조건은 계약기간 4년, 총액 50억원(계약금 28억원·연봉 5억원·옵션 2억원)이다. 손시헌은 계약기간 4년, 총액 30억원(계약금 12억원·연봉 4억원·옵션 2억원)에 NC 유니폼을 입었다.

NC는 올해까지는 FA 영입 시 ‘신생팀 프리미엄’에 따라 보상선수를 내주지 않는다. FA 선수의 직전 연봉 300%만 보상금으로 내주면 된다. 이에 따라 두산은 보상선수 없이 NC로부터 11억3100만원만 챙기게 됐다.

이번 FA 시장에선 어느 때보다 초대형 계약이 봇물을 이뤘다. 이에 따라 선수들의 눈높이는 자연스레 높아졌다. 애초부터 “무턱대고 돈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던 두산과 FA들의 시각 차이는 끝내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두산은 내년에도 ‘화수분야구’를 보여줘야 한다. 젊은 선수들을 이끌어줄 베테랑을 잃었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지만, 대체자원은 충분하다.

이종욱의 자리는 민병헌, 정수빈이 대신하며 손시헌이 빠진 유격수 자리에선 이미 올 시즌 후반부터 김재호가 눈도장을 찍었다. 아직 미계약 FA 신분인 최준석이 끝내 다른 팀으로 넘어간다면 그 공백은 기존의 오재일과 새 외국인타자로 대신한다는 것이 두산의 입장이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우리 팀에는 능력 있는 선수들이 많다. 젊은 선수들에게는 더 큰 선수로 성장할 기회다”며 젊은 피의 성장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