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 코칭스태프 조언 “준비만 철저히 하면 충분히 꺾을 상대들”

입력 2013-12-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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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허정무 부회장-축구협회 정해성 경기위원장-박태하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사진|스포츠동아DB·동아닷컴DB

■ 2010남아공월드컵 코칭스태프의 조언

허정무 “우리만의 킬링포인트 중요하다”
정해성 “실전 장소에 가서 환경 살펴야”
박태하 “상대 전력 변동사항 수시 체크”


한국은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위업을 일궜다. 당대 최강 수비를 자랑한 그리스를 완파하고,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에 선전한 뒤 나이지리아와 비기며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그로부터 3년여가 흘렀다.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 조 추첨이 끝났다. 분위기는 당시보다 좋다. 알제리는 물론 첫 판에서 만날 러시아도, 예선 최강이라는 벨기에도 충분히 해볼만 하다는 평가다. 스포츠동아는 감동의 순간을 진두지휘한 남아공월드컵 코칭스태프의 입을 빌어 브라질월드컵 조 편성 평가와 조언을 들어봤다.


● 섣부른 낙관은 금물, 우리부터 다져라

남아공 대회 지휘봉을 잡았던 대한축구협회 허정무 부회장은 “과거를 돌이켜볼 때 무난한 대진”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11월 국내 A매치에서 꺾은 스위스와 한 조에 묶이는 게 가장 수월할 것이라고 봤지만 허 부회장은 “평가전과 월드컵은 다르다”고 단언했다. 오히려 스위스보단 벨기에가 낫다는 판단이다. 근거는 경험이다. 최근 영건 위주의 벨기에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는 해도 월드컵 출전을 통한 관록은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의미다. 허 부회장은 남아공이 사실상 안방 무대였던 나이지리아를 만난 과거 기억을 떠올리며 “특히 남미를 피했다는 건 큰 프리미엄”이라고 했다. 여기에 체격조건과 탄력이 우수한 전통적인 아프리카 국가들을 피해 아랍 계열의 북아프리카 알제리를 상대하는 것도 홍명보호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당시 수석코치였던 축구협회 정해성 경기위원장과 코치 출신의 박태하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의 견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 위원장은 “어차피 각 대륙 국가들을 고루 만날 텐데, 가장 해볼만한 상대를 만났다”고 했다. 박 위원 역시 “서로 반드시 꺾어야 하는 국가들이 같은 조에 묶여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지만 충분히 자신감을 줄 수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또 현지 베이스캠프와 경기장 간 이동 동선이 아주 부담스럽지 않다는 지리적 이점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허 부회장은 “벨기에와 예선 마지막 승부가 열릴 상파울루는 한국 교민들이 많이 산다. 여기선 원정 분위기를 크게 느끼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준비에 대한 조언은 크게 3가지다. ▲내부(팀) 정비 ▲환경 적응 ▲상대 분석 등이다. 허 부회장은 “세밀한 팀 조직을 만들고, 세트피스 등 실점루트 최소화, 우리만의 킬링 포인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내년 1월 전지훈련 때 한 번쯤은 선수들이 실전장소를 가봐야 한다. 잔디와 분위기를 익히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꾸준한 우리 선수 상태 점검은 물론 상대 전력 변동 사항을 현지 A매치 관전 등을 통해 체크해야 한다”고 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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