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볼티모어 계약, ‘윈윈’인 이유

입력 2014-02-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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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사진제공|윤석민 트위터

윤석민, 빅리그행 명분과 마이너 강등 거부 예우 받아
볼티모어, 옵션을 연봉보다 더 많이 설정 동기부여 유도


윤석민(28)이 결국 메이저리그 볼티모어로 갔다. 볼티모어 공식 홈페이지는 14일(한국시간) ‘윤석민이 3년 총액 575만 달러(61억 2000만원)에 입단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윤석민은 피지컬테스트(신체검사)를 앞두고 있지만 통과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현지에서는 보고 있다.

윤석민은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볼티모어 모자를 쓰고 찍은 사진을 올려 입단을 암시했었다. 13일 밤 계약 보도가 나와 트위터 사진을 둘러싼 억측을 종식시킬 수 있게 됐다. 볼티모어행의 또 하나 소득은 ‘명분’이다. 프리에이전트(FA) 신분인 윤석민은 한국 팀으로 이적을 결심했다면 롯데 강민호(4년 총액 75억원)를 뛰어넘는 최고 몸값이 유력했다. 그러나 볼터모어 입단으로 돈이 아닌 꿈을 따라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는 이미지를 심게 됐다.

여기다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계약 조건에 추가한 것도 대내외적 소득으로 볼 수 있다. 한국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출신에 어울리는 대접을 받아낸 셈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안정적 적응이 사활적 과제인 윤석민은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 조항 덕택에 심리적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결국 실력으로 말해야 되는 메이저리그에서 이 조항은 유명무실해질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최적의 조건은 만들어졌다.

볼티모어 입장에서는 윤석민에게 명분과 심리적 안정을 줬다면 실리와 동기부여를 끌어내는 데 주력한 계약이다. 보장액은 575만 달러이지만 선발등판 횟수 등에 따른 옵션을 그 이상으로 걸어 놨다. 옵션에 따라 총액이 3년간 최대 1300만 달러까지 불어나는 계약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시장에서 비교적 합리적 금액에 선발과 불펜이 두루 가능한 윤석민을 붙잡아놓고, 그 이상 되는 금액의 옵션을 안전장치로 걸어 놨다. 아직은 메이저리그 적응이 불확실한 윤석민이기에 실적만큼 보상하는 계약은 볼티모어에도 매력적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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