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브레이크] 메달 합계로 순위 집계 땐 1위 독일이 6위로 하락

입력 2014-02-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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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달 합계냐, 금메달 우선이냐

아시아권·유럽권 국가들 금메달 우선 채택
미국 등 북미 국가들은 메달 총합계로 선정
그때그때 기준 따라 국가별 순위 뒤죽박죽
자국에 유리한 방식으로 순위 기준 바꾸기도


메달 합계냐, 금메달 우선이냐.

올림픽은 내셔널리즘의 장이기도 하다. 각 국의 대표선수들은 국기를 가슴에 새기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냉전시대에는 동서진영의 국가들이 올림픽을 통해 이념전쟁의 대리전을 치르기도 했다. 동서의 장벽이 허물어진 뒤에도 올림픽의 국가대항전적 성격은 변하지 않고 있다. 나라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표선수들에게는 준비과정에서부터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이뤄진다. 메달을 획득했을 때는 국가적 포상도 뒤따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공식적으로 각국의 메달 순위를 발표하지 않는다. 그러나 각국 언론은 각자의 기준에 따라 국가별 서열을 매긴다.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서도 마찬가지다.


● 금메달 우선? 메달 합계 우선?

올림픽 메달 순위를 정하는 가장 대표적 기준 2가지는 ‘금메달 우선’과 ‘메달 합계 우선’이다. 보통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 국가와 영국, 프랑스 등 유럽권 국가들은 전자의 방식을 따른다. 반면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국가들은 후자의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다. 한·중·일은 전통적으로 금메달의 가치를 최우선시했다. 대한체육회 역시 올림픽 목표를 달성했는지 여부를 따질 때, 금메달 개수를 앞세운 순위방식을 기준으로 한다. 영국의 가디언, 프랑스의 르몽드 등 유럽을 대표하는 언론사 홈페이지에도 소치올림픽 메달 집계 방식은 ‘금메달 우선’으로 돼 있다. 그러나 금메달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고 하더라도, 5개의 은메달은 딴 나라와 1개의 금메달을 얻은 국가 중 어느 나라의 순위를 높게 매기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USA투데이, ESPN 등 미국 언론은 소치올림픽에서 메달 합계를 우선시해 순위를 매기고 있다.


● 기준에 따라 바뀌는 국가별 순위

어느 기준을 쓰냐에 따라서 해당 국가의 순위가 뒤바뀌기도 한다. 아시아와 유럽처럼 ‘금메달 우선’을 기준으로 한다면, 17일(한국시간)까지 소치올림픽 종합 1위는 독일(금8·은3·동2)이다. 르몽드 홈페이지에는 독일이 1위, 러시아(금5·은8·동6)가 2위, 네덜란드(금5·은5·동7)가 3위, 미국(금5·은4·동10)이 4위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아메리칸 스타일’로 한다면, 독일(총 13개)의 순위는 6위까지 떨어진다. ESPN 홈페이지에는 러시아와 미국(총 19개)이 1·2위, 네덜란드(총 17개)가 3위, 노르웨이(총 15개·금5·은3·동7)가 4위, 캐나다(총 15개·금4·은7·동4)가 5위로 나와 있다. 기준에 따라 국가별 순위가 바뀌는 대표적 사례는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나왔다. 당시 중국은 금 51개, 은 21개, 동 28개 등 총 100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반면 미국은 금 36개, 은 38개, 동 36개로 총 110개의 메달을 가져갔다. 금메달수로 따지면 중국이 1위이지만, 메달 합계로 따지면 미국이 1위였다.


● 기준? ‘그때그때 달라요’

각국 언론은 자국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메달 순위 기준을 채택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미국 언론은 2004아테네올림픽까지 금메달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다. 그러나 중국이 엘리트 체육에 심혈을 쏟으며 금 개수를 늘려가자, 베이징올림픽부터 메달 합계로 선회했다. 반대로 캐나다 언론은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종전의 ‘메달 합계’에서 ‘금메달수’ 방식으로 기준을 변경했다. 캐나다는 밴쿠버대회에서 금 14·은 7·동 5개, 합계 26개의 메달을 얻었다. 메달 합계 방식으로는 미국(총 37개·금9·은15·동13), 독일(총 30개·금10·은13·동7)에 이어 3위였다. 그러나 금메달 우선 방식으로는 1위에 올랐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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