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운전면허시험 얼마나 쉽길래?

입력 2014-03-2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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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동아DB

전문학원 학과 교육시간 25시간→5시간
20시간이던 기능 교육시간은 2시간으로

도로주행교육은 간소화 후 15시간→6시간
학원 아닌 시험장 기능교육은 시뮬레이터로
오락기 같은 기계로도 기능시험 거뜬히 합격


우리나라 운전면허시험은 쉽다. 얼마나 쉬우냐 하면, 쉬워도 ‘너∼무’ 쉽다. 일각에서는 “원숭이도 딸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렇다면 운전면허를 따려는 사람은 어떤 과정을 거쳐 면허증을 손에 쥐게 될까.


1. 운전전문학원이냐 운전면허시험장이냐

운전면허(1·2종 보통 기준)를 취득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운전전문학원에 등록해 교육을 받은 후 학원에서 시험을 보고 취득하는 방법과 도로교통공단의 운전면허시험장에서 따는 방법이다. 후자는 사실상 독학에 의존하는 방법이므로 여기서는 운전전문학원에서 취득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2. 학과시험

운전전문학원에 등록하면 교통법규, 자동차 용어 등 5시간의 학과교육을 받게 된다. 2010년 2월까지만 해도 25시간이었던 학과교육은 현재 5시간으로 줄어들었다. 학과교육을 받으면 운전면허시험장에 가서 학과시험을 치러야 한다. 전국에 26곳밖에 없다. 지방의 경우 수험생들이 시험장까지 찾아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예를 들어 전남 여수 거주자는 면허시험장이 있는 나주까지 가야 한다. ‘손톱 밑 왕가시’같은 제도라는 비난이 만만치 않다.


3. 기능시험

학과시험을 패스하면 학원 내에 설치된 교육장에서 운전교육을 받는다. 과거 20시간이던 교육시간이 현재 10분의 1인 2시간으로 줄었다. 굴절코스, 곡선코스, 경사로 정지 등의 교육은 다 사라졌다. 운전전문학원이 아닐 경우 심지어 방향전환조차 배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유는 평가항목에 없기 때문이다. 기능교육 2시간을 받으면 기능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차량이 정지한 상태에서 기어를 움직여보고, 와이퍼와 방향지시등, 전조등을 시험관 앞에서 작동시킨다. 그리고 50미터 직진을 해 보이면 ‘합격’이다. 기능시험을 통과하면 도로에 나갈 수 있는 연습면허증이 나온다.


4. 도로주행시험

운전전문학원에서 이수해야 하는 도로주행교육시간은 6시간이다. 간소화 이전에는 15시간이었다. 예전 운전면허를 땄던 사람이라면 15시간 교육을 다 받고도 도로에 나가 덜덜 떨어야 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요즘은 6시간을 받고 도로로 떠밀려 나가게 된다. 나라에서 정한 교육시간만으로는 운전천재가 아닌 이상 도로운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그래서 추가교육을 신청하는 수강생들이 많다. 시험차량에는 응시자와 시험관, 참관인이 탑승한다. 차에 장착된 내비게이션이 지시하는 대로 도로를 주행한다. 도로주행시험에 합격을 하면 면허증이 나온다.

운전전문학원은 그나마 형편이 낫다. 학원이 아닌 운전면허시험장에서 면허를 따는 사람은 교육을 받을 곳이 없다. 기능교육은 면허시험장에 가져다 놓은 시뮬레이터로 독학해야 한다. 전자오락실 오락기 같은 시뮬레이터로 독학을 해도 합격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기능시험이 쉽다.

문제는 도로주행시험이다. 진짜 자동차를 한 번도 운전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기능시험에 합격하면 연습면허증이 나온다. 이것이 우리나라 운전면허제도의 현실이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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