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더 인터뷰] 조상우 “국내투수 최초로 160km 찍어보고 싶다”

입력 2014-04-0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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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조상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넥센의 오승환 꿈꾸는 조상우

모자 벗겨지는 투구폼 수정으로 컨트롤 보완
스리쿼터 최강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내 우상
내 직구 ‘오승환+임창용’ 흉내 낸 돌뱀직구

넥센 조상우(20)는 올 시즌 개막전에서 최고시속 156km의 강속구를 던졌다. 2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전에서 9회 등판해 3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았다. 그는 평균 150km대의 빠른 공을 던진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조상우를 ‘넥센의 오승환’으로 키우겠다고 했다. 지난해 1라운드 지명으로 입단한 조상우는 빠르게 성장했다. 흐트러진 투구폼을 완벽하게 정립했고 변화구를 마스터했다. 150km의 공을 던지면서 제구력도 준수하다. 스무 살 조상우는 넥센의 미래다. 한국프로야구의 희망이기도 하다. 키 186cm· 몸무게 105kg의 당당한 체격에 두둑한 뱃심도 있다. 올 시즌 조상우는 넥센의 불펜에서 풀타임에 도전한다. 그의 꿈은 국내투수 최초로 시속 160km를 던져보는 것이다.


● 개막전 3타자 연속삼진, 최고시속 156km!

-반갑다. 개막전 보니까 공 정말 빠르더라.


“점수차가 있어서 편하게 던졌고요. 컨트롤이 잘 돼서 결과가 좋았습니다.”


-최고시속 156km까지 나왔어. 전광판 봤니?

“아니요. 전광판 잘 안 봐요. 보게 되면 숫자에 흔들릴 수도 있거든요.”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았어. 던지면 150km가 넘어가더라.

“중학교 때부터 볼이 빨랐어요. 야구 하면서 항상 직구에 자신감이 있었죠.”


-직구도 좋지만 마지막에 김재현 삼진 잡을 때 커브도 예리하더라.

“계속 직구만 던졌는데 그때는 커브를 던지고 싶었어요. 생각대로 잘 꺾였어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직구 하나 갖고 야구했는데 프로에 와서 변화구가 많이 좋아졌어요.”


-커브도 좋아진 거구나.

“네. 고등학교 때는 ‘뽕커브’라고 하잖아요. 느린 커브밖에 못 던졌어요. 프로에서 최창호 코치(현 SK)님께 커브를 배웠죠. 이젠 빠른 커브를 던질 수 있어요.”


-커브 스피드가 124km였어.

“커브 스피드가 128km정도까지 나와요.”


-제일 자신있는 공 3개를 꼽으면?

“직구죠. 그 다음에 슬라이더, 그리고 커브요.”


-커브 좋던데, 슬라이더가 더 자신 있어?

“네. 저 같은 스리쿼터형 투수는 슬라이더가 좋잖아요. 프로에 와서 제대로 배웠죠.”


-어떤 점이 좋아진 건가?

“고등학교 때 슬라이더는 125km정도밖에 스피드가 안나왔어요. 직구는 150km인데 슬라이더는 굉장히 느렸어요. 손목을 꺾어버리니까 평범했죠. 지금은 137km정도까지 빨라졌어요.”


-156km까지 나오는 직구에 커브, 슬라이더까지 엄청나다. 보통 그렇게 빠른 공을 던지고 전력으로 피칭하면 제구가 흔들리는데 컨트롤도 좋더라.

“직구는 컨트롤이 괜찮았어요. 사실 직구하나만 빠르고 컨트롤 좋고 그런 편이었죠. 프로에 와서 투구폼을 확실하게 만드니까 여러가지가 좋아지더라구요.


-투구폼을 확실하게 했다는 건?

“제가 스리쿼터로 던지거든요. 근데 지난해는 팔을 오버핸드로 좀더 올려서 던졌어요. 팔꿈치가 낮으니까 부상위험도 있을 수 있고 해서 올려 던져봤는데 스피드도 안나오고 이상한거예요. 코치님들이 ‘네가 가장 편한 폼으로 던져라’고 주문하셨고 팔을 지금처럼 내렸더니 다시 스피드가 올라가더라고요.”


-또 하나. 지난해 던질 때는 던질 때마다 모자가 벗겨졌잖아. 그게 사라졌어.

“던지는 순간 턱이 들렸죠. 그리고 던질 때 고개가 들렸다가 움직이니까 모자가 벗겨지고…. 그래서 턱을 붙이고 던지려고 했고 포수 미트가 아니라 아예 땅바닥에 던지는 기분으로 피칭했어요.”


-그런 습관 고치려면 2-3년이 걸릴 수도 있거든.

“코치님들도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생각보다 빨리 폼이 완성됐다고….”


-좋아하는 투수 있니?

“페드로 마르티네스요. 저랑 투구폼이 비슷하잖아요.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고 스리쿼터형 투수 중에서는 세계최강이잖아요.”


● 저는 돌뱀직구예요.

-빠른 공 이야기 좀 해보자. 시속 150km가 넘는 공은 정말 꿈같은 스피드야. 주변에서 부러워하지 않아?


“형들이 부럽다고 해요. 근데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150km를 던져서 색다른 느낌은 없어요.”


-대전고 시절에도 150km를 던졌구나?

“네. 153km까지 나왔어요. 넥센에서 아마 제 직구보고 절 1라운드에 뽑으셨을걸요. 고등학교 때는 직구만 던지면 게임이 됐어요.”


-언제부터 볼이 빨랐니?

“중학교 때부터 공이 빠르다는 소리 들었어요. 직구는 컨트롤도 잘 되고, 직구 하나만 던지면 이겼어요.”


-프로필에 키 185cm·몸무게 85kg으로 나오던데 체중이 더 나가는 것 아냐?

“105kg이에요. 입단할 때 95kg이었는데 웨이트트레이닝 하고 잘 먹고 하니까 10kg이 늘었어요.”


-염경엽 감독은 조상우를 ‘넥센의 오승환’으로 키우겠다고 하더라. 충분한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제가 오승환 선배님처럼 될 수 있다면 영광인데…. 아직 한참 멀었죠. 감독님 기대에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열심히 던질 겁니다.”


-오승환은 ‘돌직구’라고 했어. 공이 빠르고, 무브먼트도 좋고, 돌처럼 무겁다고 해서. 너의 직구는?

“제공은 좀 휘어요. 우타자 몸쪽으로 투심을 던지는 것처럼 휘어들어가죠. 형들이 공이 묵직하다고도 하고…. 오승환 선배님과 임창용 선배님의 직구를 흉내낸 ‘돌뱀직구’예요.


● 꿈은 160km를 던지는 거죠!

-문학에서 기록한 156km가 지금까지 던진 공 중에서 가장 빠른 거니?


“네. 지난해 포항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에서도 156km를 던진 적이 있어요.”


-좀더 빠른 공도 던질수 있겠다.

“던지고 싶죠. 공 빠르기가 전부는 아니지만 전 고교시절부터 꿈이 있어요.”


-어떤 꿈인데?

“LG에서 뛰었던 리즈가 160km를 던졌잖아요. 162km까지 던졌는데…. 저도 160km를 한번 찍어보고 싶어요.”


-국내투수는 아직 160km를 던진 적이 없지. 만약 네가 160km를 던진다면 국내투수로는 처음이 되겠다.

“엄정욱(SK) 선배님이랑 최대성(롯데) 선배님이 158km를 기록한 걸로 알고 있어요. 선배님들을 넘어서 160km를 한번 던져보고 싶어요.”


-야! 내가 설렌다. 마운드에서 너처럼 세게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는 많지 않아. 거기에 하체 탄탄하고 밸런스도 좋거든. 투구폼이 좋으니까 부상위험도 적고.

“팔 높이 때문에 지난해 왔다갔다 했는데 지금이 딱 제 폼인 것 같아요.”


-타자들이 헛스윙을 할때 어떤 기분이 드니?

“자신감이 생기죠. 좀더 집중하면 되겠다, 그런 마음이요.”


-프로에서 1년 지내면서 느낀 점은?

“건방진 이야긴데요. 처음 프로에 왔을때 ‘프로 뭐 별거있나?’ 그런 마음이었어요. 제 직구면 다 될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1군에서 던져보고 퓨처스리그에서 해보니까 직구 하나로는 어렵다는걸 알았어요. 1군 따라다니면서 송신영 선배님, 손승락 선배님, 이정훈 선배님께 많은걸 배웠죠.”


-선배투수들이 조상우는 슬라이드 스텝이 좋다고 칭찬하더라.

“고등학교 때부터 주자있을 때 폼이 빨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릴리스타임이 1.1초대니까 우완투수로는 빠른 편이에요. 슬라이드 스텝 좋다고 선배들에게 칭찬 많이 들었어요.”


-올해 목표는?

“어떤 목표보다는 ‘포수사인을 보고 집중해서 던진다’만 생각하려고요. 풀타임을 제가 소화할 능력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선배님들과 끝까지 함께 하고 싶어요.


-160km 도전도 해야지?

“물론이죠. 세게 던지는 건 자신 있어요. 156km까지 던졌으니까 157km도 찍어보고 싶고…. 160km를 던질 때까지 씩씩하게 던지겠습니다.”


●조상우는? ▲생년월일=1994년 9월 4일 ▲출신교=서화초∼상인천중∼대전고 ▲키·몸무게=186cm·97kg(실제 몸무게는 105kg) ▲투타=우투우타 ▲프로입단=2013년 넥센(1차지명) ▲2013년 성적=5경기 8이닝 4실점, 방어율 4.50 ▲2014년 연봉=2800만원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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