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 쏘나타 ‘패밀리 세단’ 본질을 말하다

입력 2014-04-0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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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LF쏘나타는 초고장력 강판의 비율(51%)을 올리고,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성능을 개선해 주행 안정성을 대폭 개선했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전방추돌 경보, 스마트 트렁크 등 동급에서는 찾기 힘들었던 신기술도 대거 적용됐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 쏘나타 7세대 ‘LF’ 시승해보니

단단해진 서스펜션…주행 감각·안정성 최적화
기존 모델보다 10mm 줄인 스티어링휠 인상적
전방추돌 경보, 스마트 트렁크 등 신기술 적용


‘신형 쏘나타, 자동차의 본질에 더 가깝게 다가서다.’ 자동차의 본질은 얼마나 잘 달리고, 서고, 회전하고, 안전한가에 있다. 현대자동차의 대표 모델이자 국민 중형 세단이라고 할 수 있는 쏘나타 7세대(프로젝트명 LF)는 바로 이 기본기를 가장 강조한 차다.

출시 직후 디자인과 상품성은 업그레이드됐지만 가격과 연비가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다. 관건은 제원표상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실제 주행 성능. 얼마나 편안하고 안정감 있게 잘 달리느냐는 쏘나타를 향한 비판의 날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항목이자 대부분의 예비 오너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이다. 2일 충남 태안 리솜오션캐슬에서 서산B지구 방조제를 거쳐 대천해수욕장 머드광장까지 왕복 약 162km 구간에서 쏘나타를 직접 시승해봤다.


● 중형차다운 주행 안정감, 코너링, 제동력 인상적

쏘나타는 전형적인 패밀리 세단이다. 아내와 아이들을 태우고 일상생활과 장거리여행을 두루 편안하게 소화해 내야 한다. 상품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시동을 걸고 주행에 나섰다. 편도 81km 구간에서는 패밀리 세단의 가치에 맞는 안정감과 편안함, 정숙성, 연비를 엿볼 수 있는 정속 주행을, 돌아오는 길에는 다양한 운동성능과 제동력을 살펴볼 수 있는 스포츠 주행을 하기로 결정했다.

시동을 건 첫 느낌은 조용하다는 것이다. 새 차라서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한 등급 위의 준대형 세단들과 비교해도 크게 손색이 없다. 이 정숙성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느냐가 관건이겠지만 이는 최소 1만km 이상은 주행해야 알 수 있는 항목이다.

운전을 시작하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스티어링휠(핸들)이다. 신형 LF쏘나타의 스티어링휠은 지름이 기존 모델보다 10mm 줄었다. 조향 감각은 고려하지 않은, 이른바 아저씨 타입의 커다란 스티어링휠은 이제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손에 착 달라붙는 그립감도 만족스럽다.

콤팩트한 스티어링휠은 코너 구간에서 빛을 발한다. 조향 감각과 실제 자동차의 주행이 더욱 일치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는 운전자의 의도대로 코너를 공략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일반 도로에서 시속 80∼100km로 정속 주행시의 정숙성도 만족스러웠다. 풍절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고, 하부 소음을 확실히 잡아냈다는 느낌이다. 풍절음에 예민한 사용자들이 애프터마켓 시장에서 따로 받는 풍절음 저감 시공이 필요없다고 생각될 정도다. 엔진소리도 시속 100∼120km까지는 전혀 거슬리지 않는 사운드를 냈다.

가장 중요한 주행 감각과 안정성도 업그레이드됐다. 저속으로 방지턱을 넘을 때는 이전 모델보다 단단해진 서스펜션 때문에 다소의 충격을 느낄 수밖에 없지만 속도가 올라갈수록 안정성에 큰 도움을 줬다. 하체가 탄탄해지면 속도가 올라갈수록, 코너의 각도가 깊을수록 더 큰 안정감을 선사한다. 국산 중형 패밀리 세단도 이제 이만큼 기본기가 탄탄해졌다. 반가운 일이다.

돌아오는 길에는 스포츠주행을 해봤다.

속도를 끌어올리자 확실히 이전 모델보다 주행 감각이 탄탄해졌다는 느낌이 든다. 안정감이라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감각이다. 속도와도 비례한다. 일반도로는 물론 서킷에서 국산 소형차부터 슈퍼카까지 두루 경험해보고 나서야 비로소 그 실체를 알 수 있는 항목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단적인 평가는 어렵지만 일반인들이 고속도로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로 주행했을 때 직진 안정성이나 차선 변경, 급 코너링시에도 이전 모델에서 느꼈던 다소 가볍고 불안하다는 느낌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가속능력은 준수한 편이다. 매우 민첩하거나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패밀리 세단이 딱히 그럴 이유도 없다. 20.5kgm의 최대토크와 168마력의 최고출력. 딱 제원표상의 능력만큼을 발휘할 뿐이지만, 고속도로에서 추월과 고속 주행시 답답하다는 느낌을 갖게 하지는 않는다.



● 연비는 운전 습관이 중요…가격 정책은 아쉬워

연비에 대한 의견은 기자들 사이에서도 확연히 갈렸다. 2.0리터 누우 CVVT 가솔린엔진(1999cc)에 6단 변속기를 장착한 LF쏘나타의 공인 연비(복합)는 2.0 CVVL모델 기준 12.1km/L다.

기자가 왕복 162km 주행을 마친 후 확인한 연비는 9.9km/L였다. 절반은 정속 주행을, 절반은 고속 주행과 급가속 및 제동을 하는 스포츠 주행을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긍할만한 연비다.

연비 운전을 시도한 타 시승 차량의 경우 12∼14km 사이를 오가는 연비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승 코스는 대부분 한적한 도로여서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시내 연비를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일반적인 2000cc 가솔린 차량 수준이라고 짐작된다.

총평을 하자면 신형 LF쏘나타는 주행 안정성과 정숙성에서 분명하게 업그레이드 됐다. 연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국산 중형차의 기준이 쏘나타의 출시로 조금 더 상향됐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가격정책은 아쉽다. 주행성능 보강과 함께 준대형급 세단에서나 적용되던 많은 편의장비가 업그레이드됐지만, 이는 대부분 추가옵션을 구매해야 한다. 풀옵션을 선택하면 545만원이 차 값에 추가된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2.0스마트모델(2545만원)에 기본 사양을 더 추가해 고객 부담을 덜어주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태안|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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