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작가들 ‘빈익빈 부익부’ 현상

입력 2014-04-0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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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BS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특고료’

방송사들 기본 원고료에 스타 작가 ‘보너스’
작가들 사이 괴리감…·상한제 도입 주장도


화제작 ‘별에서 온 그대’와 ‘세 번 결혼하는 여자’는 각각 박지은 작가와 김수현 작가가 대본을 썼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두 작가는 모두 시청률 20%는 ‘기본’으로 창출해 내는 이른바 스타 작가로 통한다. 두 사람의 집필료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방송 관계자들은 수천만원을 넘는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방송작가협회(작가협회)에 따르면 “높은 원고료는 일부 스타 작가에 한정된 것”이라고 못박는다. 작가들의 원고료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와 작가협회가 협의해 만든 방송원고료(표)를 기준으로 책정된다. 일일연속극, 주간연속극, 단막극 등에 따라 나뉘는, 말 그대로 기본 원고료다.

흔히 ‘미니시리즈’로 불리는 주간연속극의 경우, 10분당 32만3630원. 한 달에 8회가 방송되면 해당 작가는 평균 원고료 1553만원 정도를 받는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여기에 ‘특고료’가 추가된다. 특고료 책정에는 특별한 기준이 없다. 작가협회도 기준을 마련하지 못했다. 방송가에서는 작가의 경력보다 지명도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말한다. 방송협회 김지숙 저작권팀장은 “특고료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각 방송사나 제작사가 전작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작가나 실패 확률이 적은 작가를 선호하는 경향에 따라 책정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결국 “작가들 사이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 팀장은 “수요와 공급이 맞아야 하는데 일주일에 방송되는 드라마 편수가 정해져 있어 불균형 현상이 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작가들 사이에서도 괴리감이 생긴다. 배우들만 출연료 상한제를 두지 말고, 작가 집필료에도 일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송 환경과 현실상 아직 이런 현상을 해소하는 데 뚜렷한 방법은 없어 보인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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